블루 오리진 로켓 폭발 장면 (사진=미 국립과학재단 SNS)
◇발사 인프라까지 잃은 블루오리진
블루오리진은 뉴 글렌 전용 발사대를 현재 한 곳만 운영하고 있다. 로켓 결함이 해소되더라도 당장 발사에 나설 인프라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 책임자 케이시 드라이어는 “로켓 회사가 시험 중 폭발을 겪는 일은 있어도, 발사대 자체가 파괴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운항 중단이 6개월에서 최대 2년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파괴된 로켓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에서 이름을 따온 ‘노, 잇츠 네세서리(No, It’s Necessary·아니, 꼭 필요해)‘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도 2016년 팰컨 9 발사대 폭발 사고 당시 완전 복구까지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봤다. 다만 당시에는 두 번째 발사대로 운영을 이전해 4개월 반 만에 재발사에 성공했다. 블루오리진은 대체 가능한 발사대가 없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복잡하다.
우주컨설팅 업체 애널리시스 메이슨의 파트너 앙투안 그르니에는 “스페이스X 스타십도 발사대 폭발 사고 이후 불과 1년 만에 복구한 전례가 있다”며 “블루오리진도 회복할 수 있겠지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뉴 글렌 발사 당시 모습 (사진=AFP)
이번 사고의 파장은 블루오리진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의 저궤도(LEO) 위성 인터넷 사업 ’카이퍼(Kuiper)‘가 직격탄을 맞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마존 LEO는 3200기 이상의 위성 군집 중 절반 이상을 오는 7월까지 궤도에 올려야 하는 규제 기한을 갖고 있다. 뉴 글렌의 빠른 발사 빈도에 의존해 이 기한을 맞출 계획이었는데, 이번 사고로 일정이 심각하게 흔들리게 됐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아마존은 이미 스페이스X를 포함한 복수의 발사 파트너를 확보해 왔지만, 스페이스X의 팰컨 9는 뉴 글렌 대비 탑재 위성 수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르니에는 “다른 발사 업체의 가용 여력도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라며 “스페이스X로 수요가 몰릴 경우 발사 횟수를 크게 늘려야 해 비용과 시간 모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NASA 아르테미스 계획도 불확실성 커져
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NASA는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가 각각 개발 중인 달 착륙선을 활용해 오는 2028년 아르테미스 4호 임무에서 유인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었다.
뉴 글렌은 블루오리진의 첫 달 착륙선 ’블루 문(Blue Moon)‘을 올해 안에 발사할 예정이었다. 또 NASA는 사고 불과 며칠 전 블루오리진에 아르테미스 4호를 앞두고 달 탐사 로버 2기를 배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NASA는 28일 아르테미스 및 달 기지 프로그램에 대한 단기 영향을 평가하겠다고 밝혔으나, 임무 재배정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29일 미국 우주군(Space Force)과 국가정찰국(NRO)은 폭발 사고 이후에도 블루오리진과의 국가안보 발사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페이스X 반사이익…장기 구도는 ’복수 공급자‘
이번 사태로 경쟁사 스페이스X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렇게 됐다니 안타깝다. 빠른 회복을 바란다”는 글을 게시하면서, 베이조스에게는 라틴어로 “아드 아스트라 페르 아스페라(Ad astra per aspera·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해)”라고 말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수혜도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영국 우주투자사 세라핌 스페이스의 마크 보겟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시장은 복수의 발사 공급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스페이스X의 지위를 일시적으로 강화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 자체도 스타링크 위성 배치, 상업·정부 임무 등으로 발사 일정이 타이트한 상황이다.
블루오리진이 발사대를 얼마나 빨리 복구해 위성 배치 계획을 정상화하고, NASA 달 탐사 일정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향후 최대 변수로 보인다.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이 달 궤도에서 촬영한 자료 사진. 지난 4월 6일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 장면이 담겼다. (사진=A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