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과 호르무즈 합의 금지"…이란 "제재는 성과의 징표"(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31일, 오전 10:57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해 이란과 맺는 모든 합의를 금지하고 이란의 통항 관리 기구를 제재 명단에 올리자, 이란 측은 오히려 이를 “성과의 징표”라며 맞섰다.

지난 17일 오만 항구도시 카사브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AFP)
미 재무부는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업데이트한 성명에서 “미국인은 통행료 지불 여부와 상관없이 안전 통항 보장을 포함해 이란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어떤 형태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페르시아만과 외부 세계를 잇는 이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해상 운송의 핵심 길목이다. 봉쇄 이후 원유 가격은 급등했다.

이란은 이달 7일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신설해 통항 관리에 나섰다. 이에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9일 대테러 제재 권한을 근거로 PGSA를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SDN)에 추가했다. OFAC는 PGSA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공모해 상선을 갈취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PGSA의 통행료 수익이 미국이 이미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 혁명수비대에 유입된다는 것이다. PGSA가 부과하려는 통행료는 선박당 최고 200만달러(약 30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OFAC는 현금·현물·가상자산·상쇄거래·비공식 스왑·우회 기부 등 모든 형태의 거래를 금지했다. PGSA와 거래하는 선사나 해운사도 2차 제재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PGSA는 같은 날 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반박했다. PGSA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발표를 규탄한다”면서도 “대통령이 해적행위를 자랑스러워하는 국가에서 받는 제재를 우리의 성과가 긍정적임을 반증하는 징표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전장과 외교에서 확보하지 못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배권을 제재를 통해서도 결코 손에 넣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PGSA는 또 “미국이 페르시아만·오만해에서 긴장을 고조하고 있지만 본 기관은 원활한 선박 통행을 위해 계속 비적대적 선박에 대한 심사와 통행 허가 발급을 하고 있다”며 “곧 활동 첫 달 통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란 전쟁 발발 당시 페르시아만 안에 갇혀 있던 비(非)이란 국적 대형 유조선 중 약 4분의 1은 이란과 소통해 최근 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를 “서서히, 조용히 빠져나가는 중”이라고 묘사했다.

미국의 전면 제재와 이란의 정면 반박이 맞부딪히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번복하는 등 엇갈린 메시지를 내온 백악관이 어떤 다음 행보를 취할지가 향후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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