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덴마크 교사·학계 직역 연기금인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의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기업가치가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스페이스X를 투자 배제 목록에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운용자산 250억 달러(약 37조 6750억원) 규모의 아카데미커펜션은 스페이스X IPO 불참 이유로 과도한 기업가치와 지배구조 문제를 꼽았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에서 최소 1조80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카데미커펜션은 자체 산정 결과 스페이스X의 적정 기업가치가 1조 달러를 ‘합리적으로 초과할 수 없다’고 봤다. 투자자들이 ‘고도로 불확실한 기업’에 ‘전례 없이 낮은 위험 프리미엄’을 감수하도록 요구받고 있으며, 가격 결정 자체가 경제적 실체보다 머스크의 ‘내러티브’에 의해 좌우된다는 판단이다.
◇머스크, CEO·CTO·이사회 의장에 의결권 80% 장악
지배구조 문제는 더 직접적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일 제출한 IPO 신고서에서 머스크에게 ‘사실상 절대적인 지배권’을 부여하는 구조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최고경영자(CEO)·최고기술책임자(CTO)·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겸직하면서 의결권의 약 80%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신고서가 ‘상당한 지배구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카데미커펜션만의 우려가 아니다. 뉴욕시 감사원장 마크 레바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CEO 마르시 프로스트, 뉴욕주 감사원장 토마스 디나폴리는 지난 14일 머스크에게 보낸 서한에서 스페이스X의 ‘극단적 지배구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셸데 CIO는 “기업가치와 지배구조 리스크만 없다면 스페이스X와 그 기술에 기꺼이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기술력이나 엔지니어링 역량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테슬라·미 국채 매각
아카데미커펜션의 투자 결정은 과거에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머스크가 테슬라 브랜드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과정에 있다’며 테슬라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정부의 신용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 국채를 매각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을 위협하던 시점이었다.
반면 오픈AI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셸데는 “IPO 이후 오픈AI가 관련 시장 지수에 편입되면 십중팔구 패시브 주식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이달 초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공모 흥행 전망에 ‘경고등’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머스크의 xAI(챗봇 그록·소셜미디어 엑스 포함)를 인수하면서 기업가치가 1조 달러로 평가됐다. 이번 IPO 목표 기업가치인 1조8000억 달러는 이보다 80%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JP모건체이스 등 23개 은행이 주관을 맡았으며, 다음 달 본격적인 투자자 유치(로드쇼)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 우주선을 탑재한 스페이스X 슈퍼헤비 부스터가 12차 시험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