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정부가 연내 발표를 추진 중인 철도지하화 종합계획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서소문 일대 경의선 철도를 비롯해 서울 도심을 지나는 지상철도 구간의 지하화 가능성과 현실화 시기를 둘러싼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서소문 고가 차도 붕괴 사고 발생 닷새 째인 31일 서울역에서 KTX 열차와 경의중앙선 일반 열차 모두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이용객들이 열차들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이영훈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사업 구조와 예산 문제다. 철도지하화 특별법이 상부 개발이익을 재원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인 만큼 사업성이 낮은 구간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서소문고가차도는 서울역 서측을 지나는 경의선 철도 상부를 통과하는 구조다. 철도가 지상에 남아 있는 한 도로 역시 평면화하기 어렵다.
서울시 토목 관련 부서는 “경의선 철도가 지하화되지 않는 한 고가도로는 필요하다”며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결국 예산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4년 철도지하화 특별법을 제정하고 전국 주요 지상철도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했지만, 지자체와의 의견 조율이 길어지면서 현재는 연내 발표를 목표로 계획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철도지하화 사업의 핵심 쟁점인 개발이익 배분 방식을 두고도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철도지하화 사업의 핵심 쟁점인 개발이익 배분 방식을 두고 국토부는 서울 등 수익성이 높은 지역의 이익을 전국 사업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해당 이익을 서울 구간 사업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서울시 철도지하화 담당 부서 역시 현재 서울 시내 전역의 지상철도 구간 지하화 방안을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지만, 현행 제도상 사업비는 상부 부지 개발 등을 통해 충당해야 해 서울시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철도지하화 사업은 ‘안전’ 문제 해결보다는 ‘사업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철도지하화 사업은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상부 개발 이익으로 지하화 비용을 충당하는 별도의 정책 수단”이라며 “안전 문제가 있다면 철도안전법이나 정부 재정을 활용한 별도 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소문 구간은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도 상부 공간이 제한적이고 주변이 이미 대형 업무시설과 상업시설로 개발돼 있어 신규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서소문 일대 지상 철도 지하화는 가능은 하지만 기술적 난관도 적지 않다. 서소문 일대는 서울역과 인접해 있고 기존 철도시설과 도로, 지하철, 각종 지하시설물이 밀집해 있다. 철도를 단순히 수십 미터만 지하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에 걸쳐 경사 구간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민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 협회장은 “일반적으로 현대 토목기술 수준에서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공사는 많지 않지만 서소문 일대와 같이 서울역 진입부에 위치한 구간은 일반적인 철도 구간과 달리 기존 철도 운영을 유지한 상황에서 선로의 기울기와 주변 지하 시설물 관리, 도심 교통체계 등 다양한 제약조건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며 “따라서 이 문제를 단순히 기술적으로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이분법으로 보기보다는, 사회적 비용과 운영상 제약을 감수할 것인가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가도로 하부의 지상철도 지하화 여부를 논의하는 것과 별개로 노후 구조물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 지하안전협회장은 “열차 운행에 따른 진동 영향 등은 설계와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재 기술 수준에서 철도 주변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복래 지하공간연구소장 소장 역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구조물 철거와 유지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안전에 필요한 비용은 충분히 투입하고,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적기에 철거와 보강이 이뤄지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