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 모텔, 21만원 호텔로…'숙박 밸류애드' 시장 커진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전 05:01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며 상권 전체가 얼어붙었던 2020년,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노후 모텔은 78억원에 매각됐다. 당시만 해도 낡은 외관과 침체된 숙박 수요 탓에 ‘애물단지’로 평가받던 곳이었다. 그러나 인수자는 객실 구조부터 인테리어, 브랜드 콘셉트까지 전면 리모델링에 나섰다. 그 결과 기존 대비 매출이 6배 이상 증가하며 현재는 월 매출이 5억원 안팎에 달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해당 건물이 110억원 수준으로 매각되기도 했다.

코스피 상장 리츠인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에 110억원대에 편입된 ‘아늑 호텔 홍대’ 외관(사진=더휴식)
국내 숙박업계에서 노후 모텔을 리모델링해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숙박 밸류애드(Value-add)’ 시장의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모텔 시장에서 리모델링은 단순 인테리어 정도를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리모델링에서부터 프리미엄 침구와 스파 등을 결합한 브랜딩을 넘어 정보기술(IT) 기반 매출 관리까지 결합한 전문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국내외 관광 수요 회복과 ‘호캉스’ 소비 확산이 맞물리면서 숙박 밸류애드 시장의 확산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0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종합 숙박 솔루션 기업 더휴식은 2021년 6월부터 본격적인 노후 모텔을 리모델링해 숙박시설 확장을 개시한 이래 올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숙박 밸류애드 시장은 노후 모텔·중소형 숙박시설을 리모델링과 브랜딩, 운영 개선 등을 통해 고급화해 자산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는 부동산 투자·운영 시장을 뜻한다.

더휴식의 경우 사업을 본격화한 2021년 말 16곳의 모텔을 운영하는 것에서 시작해 이듬해 38곳, 2023년 82곳, 2024년 126곳에 이어 2025년 249곳, 올해 4월 기준 298곳을 운영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으로 보면 더휴식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1817억 과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매출액 953억원과 영업이익 105억원 대비 각각 91%, 93% 성장한 수치다.

아늑 호텔 수원역 외관. 리모델링 전(왼쪽) 후 모습(사진=더휴식)
실제 숙박시설 리모델링 전후 객실 단가 변화를 살펴보면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높아졌다.

더휴식이 진행한 서울 당산의 한 노후 모텔을 리모델링 한 후 1박에 4만원 수준이던 객실료가 21만원으로 5배 이상 높아졌으며, 월 매출은 1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올라갔다.

이처럼 숙박 밸류애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관광 수요 회복과 숙박 공급 감소가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관광객 회복세가 본격화되면서 프리미엄 숙박 수요는 빠르게 증가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00만명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코로나19 시기 폐업했던 호텔과 중소 숙박시설은 아직 충분히 복원되지 못하면서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객실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후 숙박시설 리모델링 시장이 상대적으로 빠른 공급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고급 호텔 대비 가격 부담은 낮추면서도 감각적인 공간과 높은 숙박 품질을 제공하는 이른바 ‘가성비 럭셔리’ 전략이 젊은 수요층을 공략했다는 평가다.

국내 유명 5성급 호텔에서 비성수기 주말 디럭스룸 1박 가격이 평균 50만원대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20만원 초반대의 리모델링 된 프리미엄 숙박 시설의 가격은 젊은 소비층 입장에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보는 것이다.

리모델링 전인 모텔 내부 모습(왼쪽)과 리모델링 후의 모습. (사진=더휴식)
업계에서는 노후 모텔 등을 최신 트렌드에 맞는 인테리어와 콘텐츠를 접목해 숙박시설은 물론 공유오피스·코리빙·워케이션 공간 등으로 리브랜딩하는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유오피스·코리빙 기업 로컬스티치(Local Stitch)는 지방과 도심의 노후 중소형 호텔 및 모텔을 워케이션·로컬 커뮤니티형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을 확대 중이다. 야놀자 출신들이 설립한 프롭테크 기업 지냄(ZBN) 역시 중소형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해 ‘와이컬렉션’, ‘퐁당’ 등 하이엔드 숙박 브랜드로 재구성한 뒤 위탁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숙박업 특성상 운영 난도가 높은 만큼 단순 시장 호황만 보고 개인이 무리하게 진입하기 보단 투자나 운영 방식 등 최신 트렌드에 맞게 진입할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준하 더휴식 공동 대표는 “중소형 호텔 시장은 양질의 토지를 보유하면서 높은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부동산 사업이지만 매출 관리와 비용 통제의 난이도가 매우 높고, IT솔루션, 설비, 인력 고용, 화재, 미성년자 등 많은 변수에 노출되는 사업이므로 초보자가 부업삼아 하기에는 매우 리스크가 높은 사업”이라면서 “다만 최근의 업계 트렌드가 운영까지도 관리해주는 만큼 리스크가 덜한 부분이 있지만 최근 시장 호황만 보고 무리하게 진입하기 보단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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