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유 30% 증산…세계 5위 산유국 도약 예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후 05:1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브라질이 원유 생산을 대폭 늘리며 세계 5위 산유국으로 도약을 예고했다. 중동 정세가 격화하자 중국과 인도가 앞다퉈 브라질산 원유를 사들인 영향이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베칭에 있는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가브리에우 파소스 정유소.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4일 브라질이 남동부 상파울루주 앞바다에서 원유를 증산하고 신규 유전을 개발, 2032년까지 국가 전체 원유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약 30% 늘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브라질은 원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 전체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하루 377만배럴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하루 430만배럴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 산하 조사기관의 에너지 계획에 따르면 2032년에는 하루 510만배럴에 이를 전망이다. 2024년 세계 5위였던 이란과 비슷한 수준이다.

브라질은 본래 원유 수입국이었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순수출국으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전 세계 원유의 4%를 생산해 9위에 올랐다. 현재는 대규모 유전 가능성이 제기된 아마존 일대에서 탐사를 위한 환경 규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최대 정유소를 방문해 “최대한 책임감을 갖고 석유를 탐사하자”며 유전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페트로브라스는 올해부터 5년간 약 1100억달러(약 169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룰라 대통령의 방문에 동행한 마그다 샹브리아르 페트로브라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금 중 370억헤알(약 11조원)을 상파울루주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상파울루 앞바다 유전에서 올해 안에 새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인근에서 발견한 유전도 개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유소를 증설해 2030년까지 국내에 경유를 100%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내 원유 생산시설 대부분을 운영하며 생산량 기준 약 90%를 차지한다. 이 회사의 올해 1~3월 원유·가스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외국 자본 중에선 권익 기준으로 영국 셸과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중국 해양석유(CNOOC) 등이 주로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에 참여한다.

브라질산 원유는 오랫동안 중국과 미국이 조달량 1·2위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아시아 각국이 사들이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비교적 안정돼 중동을 대신할 조달처로 급부상하면서다.

이란 공격 이후인 올해 3~4월에는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이 60%를 차지했고, 인도가 전년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6위와 7위에 들었고 한국과 미얀마 등 아시아 각국으로도 수출됐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브라질과 함께 신흥경제국 협의체 브릭스(BRICS)에 속해 있어, 회원국 간 자원 거래가 한층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반면 일본으로는 2021년을 마지막으로 수출이 끊겼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 등은 지난달 중순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조달 협력을 요청했다. 원유 조달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를 손보기 위해 브라질산 조달에 나선 것이다.

다만 브라질산은 중동산보다 수송 거리가 길어 비용 상승 요인이 된다. 또 점도가 높은 중질유가 많아, 중동산에 맞춰 설계된 일본 정유소에서 다루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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