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증시 빨아들일까 새 투자 부를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05일, 오전 09:1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월가가 들썩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상장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돈을 빨아들여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투자를 부르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AFP)
스페이스X는 이르면 이달 12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조달액 약 750억달러(약 115조원), 시가총액 약 1조 7700억달러(약 2715조원)에 이르는 전례 없는 규모다. 월가에서는 이를 올해 가장 기대되는 ‘대어’로 칭하며 그 파급 효과를 두고 ‘돈을 빨아올리는 빨대 효과’라는 비유까지 내놓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의 상장은 시장 전체에서 자금을 빨아들여 단기적으로 주가를 흔들기 쉽다. 투자자들이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팔아 새 상장에 참여하거나, 일시적으로 사고파는 물량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특정 업종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실제로 메타(옛 페이스북)와 중국 알리바바가 상장했을 때도 경쟁 종목이 단기간에 팔려나가며 주가가 밀렸고, 이후 몇 주간 관련 업종의 조정이 이어졌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스페이스X를 단계적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이 경우 지수를 그대로 따라 사는 인덱스펀드를 중심으로 지수에 담긴 다른 종목을 파는 흐름이 나타나기 쉽다. 특히 메타가 상장한 2012년과 달리 지금은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어, 한 기업의 상장이라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불똥이 튄다. 피치북의 카일 스탠퍼드는 “규모가 워낙 커서 한동안 시장의 자금 일부가 묶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이스X에 이어 앤스로픽과 오픈AI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를 의식한 듯 정보 공개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상장이 늦어지면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장기적으로는 스페이스X 상장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벤처캐피털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직원들도 큰 수익을 얻어, 이른바 ‘스페이스X 부자’가 대거 탄생할 전망이다.

조지타운대의 리나 아가르왈 교수는 “내부 관계자와 초기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면 그 돈이 다시 시장에 투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장 직후에는 기존 주주의 매도를 막는 ‘락업’이 적용돼, 효과는 시차를 두고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거대 IPO의 영향은 단기적으로 마이너스, 장기적으로 플러스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스페이스X가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렸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미 금융서비스 업체 IPOX의 조지프 슈스터는 “거대 IPO는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키우고 그 여파가 시장 전체로 번질 수 있다”면서도 “주식시장이 이만큼 거액의 주식이 등장한 경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상장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시티 웰스의 J.P. 코비엘로는 스페이스X가 시장에 내놓는 주식 수가 적어 “시장 전체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길과 이익의 지속 가능성 같은 기업의 기초 체력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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