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은 시장 예상대로 4.3%를 유지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7월 이후 4.3~4.5% 범위에서 움직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업자 수 역시 730만명으로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노동시장 둔화 우려 기우였나…3개월 고용 증가폭 2년래 최대
특히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고용 증가폭 자체보다 대규모 상향 조정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부는 3월 고용 증가폭을 기존 18만5000명에서 21만4000명으로, 4월은 11만5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3~4월 고용은 기존 발표보다 총 9만3000명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평균 고용 증가폭은 약 18만8000명으로 확대됐다. 이는 2024년 이후 가장 강한 고용 흐름 중 하나로 평가된다. 장기간 이어진 저조한 채용 국면에서 노동시장이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신호로 풀이된다.
이번 결과는 최근 월가에 퍼졌던 노동시장 둔화 우려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앞서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과 해고를 모두 자제하는 이른바 ‘저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신규 고용 6만명, EY-파르테논은 5만명, 뱅가드는 2만명 증가를 각각 예상하는 등 주요 기관들은 일제히 부진한 수치를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고용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올해 들어 예상보다 강했던 고용시장이 5월에도 탄력을 유지한 점을 고려하면 노동시장이 여전히 미국 경제의 핵심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이 7만명 증가하며 고용 확대를 주도했다. 음식점과 주점 부문에서만 4만8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레저·접객업 고용 증가폭은 3년여 만에 최대 규모다.
지방정부 고용도 5만5000명 증가했다. 교육 부문을 제외한 지방정부 일자리가 4만4000명 늘어나며 전체 고용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의료서비스 부문은 3만5000명 증가했다. 외래 의료서비스가 2만6000명, 병원이 6000명 늘었다. 사회복지 부문 역시 1만2000명 증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도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주거용 건설업은 7개월 연속 고용이 증가했다. 최근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건설업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4월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건설 및 제조업 고용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 역시 일자리가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장비 수요 확대와 방위산업 생산 증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고 확보 움직임 등이 제조업 활동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업종에서는 구조적 변화의 흔적도 확인됐다. 금융업 고용은 2만2000명 감소했다. 보험업과 관련 업종에서 1만1000명, 상업은행에서 3000명이 줄었다. 금융업 고용은 지난해 5월 정점 이후 총 10만7000명 감소했다.
AI 확산의 영향도 점차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과 소셜미디어, 인터넷 플랫폼 등을 포함하는 정보서비스 부문 고용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해당 부문은 최근 17개월 중 16개월 동안 고용이 줄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AI 관련 설비투자는 늘리는 반면 일반 사무직과 지원 인력 채용은 줄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운송업 역시 9000명 감소하며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노동부는 기업 폐업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으며 시장에서는 최근 파산한 스피릿항공 여파로 보고 있다.
임금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민간부문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 연간 임금 상승률 3.4%는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과 같은 수치다.
이는 노동시장이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계조사에서도 노동시장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가계조사 기준 취업자 수는 올해 들어 처음 증가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8%를 유지했다. 핵심 노동연령층인 25~5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소폭 상승했다.
흑인 실업률은 6.6%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의 실업률도 2.7%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경제적 이유로 파트타임 근무를 하는 사람과 구직을 포기한 사람 등을 포함한 광의 실업률도 하락했다.
2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래픽=CNBC)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 국채 가격은 하락했고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약 10bp 상승한 4.14%까지 치솟았다.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100%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연준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 인상론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최근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일부 연준 인사들도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하반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인하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견조한 경제 성장, 예상 밖 강한 고용지표가 이어지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약화된 상태다.
특히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GDPNow) 모델은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3%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연율 기준 1.6%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성장세가 오히려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처음으로 정책회의를 주재한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회의 후 성명서에서는 금리 인상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보다 매파적인 문구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