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번 하락은 3월 말 이란 전쟁 종식 협상이 본격화된 이후 이어졌던 강세장의 최대 고비로 평가된다. 주식뿐 아니라 국채와 가상자산까지 동반 급락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시장의 방향을 바꾼 것은 예상치를 크게 웃돈 고용보고서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8만명)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실업률도 4.3%로 유지됐다.
고용시장의 예상 밖 강세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스와프 시장은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100% 반영했다. 오는 10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도 약 60%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2년 만기 국채금리는 11bp 오른 4.16%를 기록했다. 달러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시장은 최근 과열 논란이 제기됐던 AI 관련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올해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AI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 탓이다. 최근 실적 시즌에서 AI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성장률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분석했다.
루이스 나벨리어 나벨리어앤드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반도체주 중심의 차익실현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한 고용지표가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면서 기술주에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플랫폼스도 5.5%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메타가 대규모 주식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향이다.
최근 AI 랠리를 둘러싼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급등했고,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히 불어났다. 시장 일각에서는 AI 투자 열풍이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끌어올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월가에서는 이날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닐 두타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 대표는 “시장은 좋은 경제지표를 나쁜 뉴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채권시장이 연준의 금리 경로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고용 확대를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증시에 부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은 악재지만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 확장은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준다”면서도 “연준과 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향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회의다.
시마 샤 프린시펄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워시 의장이 첫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한다면 현재 경제지표와 정면으로 배치될 것”이라며 “기본 시나리오는 연내 동결이지만 고용이 5월과 같은 속도를 유지한다면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6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주식·채권·가상자산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