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고스 제도 매입 검토…미·영 공군기지 통제권 확보 목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전 09:5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이 모리셔스로부터 차고스 제도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이 모리셔스에 주권 이양을 완료할 경우 이를 매입해 미·영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밖에서 영국 정부의 차고스 제도 주권 이양 계획에 반대하는 일부 차고스 제도 주민들과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FP)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모리셔스와 협상을 통해 미·영 공군기지가 위치한 차고스 제도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매입을 위해서는 차고스 제도가 먼저 모리셔스의 주권 아래로 넘어가야 하며 미국이 이후 직접 매입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차고스 제도 매입은 미국이 검토 중인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다. 영국이 차고스 제도에 대한 주권을 모리셔스에 넘길 경우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된 문건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 같은 방안을 제안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지만, 현재로서는 최우선 선택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우방국인 모리셔스에 제도를 넘길 경우 중국의 정보 수집 활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영국 정부는 국제사회가 차고스 제도에 대한 모리셔스의 영유권 주장을 잇달아 지지하면서 디에고 가르시아 군사기지의 장기 운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주권 이양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미국의 반대를 고려해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는 협정을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중순 해당 협정이 “큰 실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은 이후 2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되면서 차고스 제도에 대한 통제권 확보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양 중앙부에 위치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는 이란에서 약 3800㎞ 떨어져 있으며,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운용이 가능한 공군기지를 갖추고 있다.

영국은 전쟁 초반 미국의 기지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 요청을 거부하다가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발생한 3월 초부터 제한적 방어적 목적으로 기지 사용을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 결정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하며 영국 정부가 더 일찍 승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영국이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넘겨줘선 안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디에고 가르시아 군사시설이 위치한 영국령 인도양 지역(BIOT)을 영국이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도양에 위치한 디에고 가르시아는 미국 국가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 군사시설”이라며 “전략적 위치 덕분에 필수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군사기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디에고 가르시아가 역내 안보 거점으로서 기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영국과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도 미국의 반대가 있다면 주권 이양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지지 없이 협정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답했다.

그는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장기적인 운영 통제권과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영국-모리셔스 협정의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협정은 기지가 장기적으로 직면한 실질적인 위험을 고려해 마련된 것으로, 영국과 미국 모두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