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일 희토류 수출 80%↓…日, 호주·인도 등 대안 모색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전 09:4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중국의 희토류 대일 수출이 사실상 끊겼다. 지난 3~4월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80% 이상 급감하면서 일본의 전기차(EV)와 반도체 장비 등 첨단 산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기업들은 호주·인도·재활용 등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2019년 8월 23일(현지시간) 호주 퍼스 북동부 마운트웰드 광산에서 라이너스(Lynas) 직원이 말레이시아로 선적을 기다리는 희토류 정광 자루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대일 희토류 7종 합계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특히 최근 들어 낙폭이 가팔라져 3월에는 88%, 4월에는 82% 줄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5월 수출 규제를 도입한 직후의 감소율(42%)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EV 핵심 소재, 대일 수출 아예 ‘제로’

전기차(EV)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의 대일 수출은 올해 1월 이후 완전히 멈췄다. 두 원소는 EV 구동 모터 등에 꼭 필요한 소재다.

레이저 의료기기·반도체 제조 장비·항공우주 분야에 두루 쓰이는 이트륨의 대일 수출도 1~4월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이트륨은 대체 소재 개발이 특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협의체인 중국일본상공회의소 간부는 “2026년 들어 정부 간 교류가 단절되면서 일시적인 대일 수출마저 사라졌다”고 밝혔다. 규제 대상 희토류를 사용한 고성능 자석의 수출 허가도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일본과의 갈등이 방아쇠

중국은 올해 1월부터 군민 양용(듀얼유즈) 규제에 근거해 대일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일본 국회에서 대만 유사 사태 관련 발언을 한 것이 중국의 경제적 압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광석에서 화합물을 만드는 제련과 합금 가공까지 포함하면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덩샤오핑이 1992년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천명한 이후, 희토류는 중국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중국은 2023년 갈륨·게르마늄을 시작으로 2024년 12월 듀얼유즈 수출 조례 시행, 2025년 4월 희토류 7종 추가 규제까지 수출 통제의 범위를 꾸준히 넓혀왔다. 스즈키의 일본 국내 공장에서 일부 차종 생산이 일시 중단된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지난해 10월 31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경주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공장 멈출 수 있다”…日기업, 호주·인도로 분산 조달

일본 기업들은 대체 조달처 확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JX금속은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호주 광산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프로테리아얼(구 히타치금속)은 인도에서 중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네오디뮴 자석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호주는 세계 희토류 생산 3위, 인도는 6위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최근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에 대한 출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대체는 쉽지 않다. 대형 일본 제조업체의 중국 법인 간부는 “지금의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 내 생산에 지장이 생겨 공장이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기업은 모터 등 전자 부품을 중국에서 조립한 뒤 일본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당장의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이 조달난을 피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010년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중단을 계기로 일본 자석 기업들이 중국 현지 생산을 늘렸고, 결과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을 키워줬다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 중일 관계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 간 대화 채널이 재개되지 않는 한 규제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고, 호주·인도·재활용이라는 일본의 대안도 공급 안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공급망 재편의 속도 경쟁에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가 첨단 산업 패권을 가를 새 변수로 부상했다.

국가별 희토류 생산량 (2025년 기준, 단위: 만톤, 자료: 미국지질조사국(USGS)·닛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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