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자는 ‘티팟’으로 불리는 중국 소규모 민영 정유업체들이다. 정제 설비 규모가 작아 ‘찻주전자’(티팟)라는 별칭이 붙은 이들 업체는 정제마진이 종잇장처럼 얇아졌으며, 이 때문에 적자의 골이 깊어지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휘발유·경유 소매가격을 묶어둔 것이 마진이 쪼그라든 근본적인 원인이다. 중동 전쟁으로 원유값이 치솟았지만, 중국 정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연료를 생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유사들은 치솟은 원료비를 제품값에 전가하지 못했고, 결국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국 정부가 기존 방침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원유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 들어간 이란산 원유는 하루 110만배럴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로 줄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약 5600만배럴에 달하는 이란산 원유가 팔리지 못한 채 선박에 실려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으며, 이 가운데 60% 이상이 싱가포르 해협과 중국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민영 정유사들은 통상 이란산 원유 판매량의 약 90%를 사들인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을 평화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이 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왔다. 가장 최근 제재 대상에 오른 곳은 대형 민영 정유사인 헝리석화 산하 다롄 정유공장이다.
불똥은 러시아산 원유로도 튀었다. 동시베리아·태평양(ESPO) 송유관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의 대표 유종 에스포(ESPO)유는 중국 티팟의 미지근한 매수세 탓에 ICE 브렌트유 대비 프리미엄이 지난달 배럴당 6달러(약 9292원)에서 3달러(약 4646원)로 반토막 났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들은 비공개 정보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