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방어 움직임 커졌다…“코스피 추가 하락 경고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0일, 오후 06:2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 코스피200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의 규모가 강세 베팅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종가 기준 하락에 대비한 풋옵션이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의 2.5배에 근접하며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007년 7월 이 비율이 2.5를 넘었을 때 코스피200은 이후 한 달 동안 거의 17% 하락했으며, 2021년 1월에는 3주 동안 5% 넘게 떨어졌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할 때 이 위험을 헤지(위험분산)하기 위해 사들이는 옵션이다. 콜옵션은 그 반대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다. 풋옵션이 콜옵션 대비 급증했다는 것은 시장에서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는 그동안 강력한 랠리가 펼쳐졌던 한국 증시가 최근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해 더욱 신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지수인 코스피 지수는 여전히 올해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난주 고점 이후 약 13% 하락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월가의 VIX 변동성지수와 비교했을 때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패밀리오피스와 헤지펀드에 자문하는 인디커스 캐피털의 아룬 싱할 최고경영자(CEO)는 “AI·반도체 랠리에 크게 올라탔던 한국 증시의 상승 흐름이 식고 있다는 신호가 옵션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특히 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재 수준에서 헤지를 하고 수익을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옵티버의 아시아 지역 파생상품 기관영업 책임자인 스테판 마틴에 따르면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수개월간 콜옵션을 매수해온 뒤 최근 옵션 자금 흐름은 풋옵션 매수를 통한 하방 방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에서 풋옵션 거래 급증이 포착된 것과 맞닿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애버딘의 펀드매니저인 응 신야오는 “코스피의 방향은 결국 반도체로 돌아간다”며 “우리는 한국 기술주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이나 예상보다 높은 변동성 때문에 한국 기술주에서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는 데에는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52% 하락한 7730.82선에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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