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日에 'AI 팩토리'…최태원 "엔비디아 손잡고 28~29년 가동"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07:5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8~2029년을 목표로 일본에 인공지능(AI) 전용 차세대 데이터센터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의 해외 AI 데이터센터 진출 계획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대담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 회장은 지난 10일 도쿄에서 진행한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AI 팩토리는 SK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SK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2027년 한국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 첫 대상지로는 일본을 선택했다. 일본 내 시설은 현지 기업과 협력해 건설되며 2028~2029년 가동을 목표로 이미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도시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기가와트(GW)급 전력 용량을 갖춘 시설이 될 전망이다. SK는 현재 넓은 부지와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데이터센터가 일본 기업의 AI 기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동시에 SK 반도체 기술력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역할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족, 심각한 상황”…용인 클러스터 완공 앞당긴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와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SK는 경기도 용인에 조성 중인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수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당초 2045년까지 4개 공장을 순차 가동할 계획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지난 9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한일경제연대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그룹)
◇日 반도체 공장 신설도 검토…“필요한 생태계 다 갖춰”

최 회장은 향후 추가 증설이 필요할 경우 해외 생산기지 건설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 대해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이 집적돼 있어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져 있다”며 “한국 외 지역 중 매우 훌륭한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입지에 대해서는 “어려운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간접 출자 관계인 키오시아홀딩스와 관련해서는 경쟁 관계 속에서도 인재·연구개발·생태계 분야의 다양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로 우려되는 헬륨·불소 등 반도체 소재 수급 리스크에 대해서는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장비·소재 기업과 평소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차세대 반도체 국책기업 라피더스에 대해서는 홋카이도 공장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대하며 필요시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AI 과잉투자 아니다”…한일 경제공동체 재차 강조

최 회장은 AI 버블 우려에 대해 “AI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세계가 AI의 중요성을 인식한 지 불과 3년밖에 안 됐다”며 “지금은 대부분 기업간거래(B2B) 투자지만 향후 개인용 AI 에이전트가 늘면서 연산 능력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는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일 민간 기업들이 규제 완화와 공동 조달 등을 통해 협력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 규범 수립을 주도함으로써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양국 모두 저성장과 고비용,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해 체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양국이 힘을 합쳐야 하는 생존을 위한 비상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엔비디아-SK 협력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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