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궁극 목표'는 스페이스X·테슬라 통합…IPO로 실탄 확보 집중"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08:1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궁극적 목표’는 두 회사의 통합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지렛대 삼아 인공지능(AI)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으겠다는 포석이지만, 주주 권리 제한과 규제 대응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진단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80% 확률로 한 회사”…AI에 실탄 집중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2027년 80% 이상의 확률로 하나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이스X가 내년 테슬라와의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견해로, 기술주 강세론으로 유명한 그는 이전부터 양사 통합을 예상해왔다. 두 회사 CEO를 겸하는 머스크가 AI 산업 지배력 강화를 노리는 만큼 통합이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CNBC도 지난달 말 머스크가 물밑에서 양사 통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양사 통합은 실현 여부가 아니라 ‘언제 실현되느냐’의 문제”라고 봤다. 머스크 본인은 의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해 11월 엑스(X·옛 트위터)에 “기업군은 수렴을 향해 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올해 2월에는 스페이스X가 자신의 AI 개발기업 xAI를 인수하며 기업군 결집을 실제로 진행했다.

통합론이 다시 부각되는 스페이스X의 대형 IPO가 테슬라와의 통합을 쉽게 만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공개가격 기준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1조7700억달러(약 2698조원)로 테슬라를 웃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 간 인수·합병(M&A)이 가격의 객관성을 설명하기 쉽다.

양사 통합의 이점은 분산돼 있던 자금과 기술을 향후 주력 전장인 AI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로부터 20억달러(약 3조원)를 출자받는 등 이미 자본·사업 측면에서 얽혀 있다. 양사는 텍사스주에서 총 1190억달러(약 181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양산공장 ‘테라팹’을 공동 운영할 계획으로, 통합 시 인력·물자·자금을 한데 모아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거대 사업에 나서기 수월해진다.

각 사업 단독으로는 실적 부담이 크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달러(약 7조5000억원) 순손실을 냈다. 위성통신 ‘스타링크’에서 44억달러(약 6조7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설비투자가 많은 AI 부문이 64억달러(약 9조8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테슬라도 세계적 전기차 둔화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 줄고 순이익은 거의 반토막 났다. 통합하면 스타링크와 전기차에서 번 돈을 AI 투자에 쏟아붓는 구조가 된다.

◇ 의결권 합산해 지배력 강화

머스크에게 또 다른 이점은 경영 지배력 강화다. 그는 종류주 발행으로 스페이스X 의결권의 80% 이상을 쥐고 있지만, ‘1주 1표’ 방식인 테슬라에서는 의결권이 10%대에 그쳐 불만을 키워왔다. 스페이스X 비중이 큰 형태로 통합하면 양사 합산 의결권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테슬라 주주의 발언권이 제한되는 점은 우려로 꼽힌다. 머스크 지배력이 강한 스페이스X에 흡수되면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비율이 낮아진다. 스페이스X는 회사 측에 유리한 텍사스주에 법인을 등기해 집단소송 등을 어렵게 제한해 두고 있어, 통합 시 이 규정이 테슬라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 중국 의존 테슬라…안보 리스크

AI 등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테슬라와의 통합이 스페이스X에 안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매출의 20%를 미 정부가 차지하며, 미군이 쓰는 위성통신 ‘스타실드’와 로켓은 국방과 직결된 서방의 핵심 인프라다. 미 정부의 국제무기거래규제(ITAR)에 따라 스페이스X의 로켓·위성 기술은 엄격한 수출관리 대상이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의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하며, 머스크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할 만큼 중국을 중시한다. 에이브러햄 뉴먼 조지타운대 교수는 “머스크는 경영자로서 중국 의존도가 높고, 특히 결합이 깊은 테슬라의 정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설령 통합하더라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 두 부문을 나누는 완충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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