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도 비거주 1주택자 규제를 적용하려면 부모 봉양·직장 이동·질병 치료 등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한 예외 기준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예외 기준이 구체화 되지 않는 이상 규제 역시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비거주 1주택과 관련해 “투기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거주용이 아닌 주택에 부담을 매겨야 한다”며 “세제, 금융, 규제, 공급 등을 조만간 정리해서 한꺼번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선 전세보증금 대출 연장을 불허하는 등의 규제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와 관련한 규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부모 봉양이나 직장 이동, 질병 치료,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를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예외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단순히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투기 수요로 분류할 경우 실수요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연장 제한 등 규제가 나오려면 앞서 예외 기준이 나와야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보고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객관적으로 구분할 기준 자체가 모호한 데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해 예외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시적 2주택 비과세 규정 등을 준용해 예외 기준을 만드는 것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논란을 피해갈 만큼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며 “학군 수요가 많은 대치동·목동 등에서는 자녀 진학 시기에 맞춰 일시적으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 이를 투기와 실수요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유자의 소득이나 재산, 주택 보유 목적 등을 일일이 따져 규제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결국 어떤 기준을 마련하더라도 예외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정책 집행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준 마련보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적용 과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예외 기준을 만드는 것보다 실제로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더욱 어렵다”며 “주민등록상 주소 확인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실질적인 확인 작업은 과세당국이 일일히 파악해야 하는데, 방문이 아니면 실질적인 확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방안으로 전세대출 이용을 제한해 갭투자(전세끼고 주택 매수) 성격의 주택 보유를 줄이고 실거주를 유도하거나 매물 출회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대만큼의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비거주 1주택 규제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해당 물량이 전체 주택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며 “집값 상승 기대가 강한 지역에서는 전세대출 규제 등이 도입되더라도 집주인들이 곧바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승장에서는 규제만으로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자 규제로 매물 출회보다 오히려 전세 공급 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집주인들이 매도 대신 실거주를 선택하거나 월세 전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심 위원은 “임대차 시장은 매물이 줄며 상승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전세 매물이 서서히 사라지는건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지금과 같이 억지로 실거주를 유도해서 없애는 건 매매전환에 따른 가격상승과 월세전환에 따른 임대료 상승을 필히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