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서안지구 병합 위해 인종청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3:3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병합할 목적으로 이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로 내쫓는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서안지구에 위치한 정착촌.(사진=AFP)
앰네스티는 이날 14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이주가 단순히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적인 행동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 정부 차원의 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정착민들이 전초기지를 건설하며 팔레스타인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정부의 묵인과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앰네스티의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정착민 폭력은 일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가 승인한 인종청소 캠페인의 핵심 요소”라며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국가 주도의 병합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안지구 내 100개가 넘는 마을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비워졌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군의 주택 및 건축물 철거로 인해 발생한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사례는 728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정착촌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이후 급격히 확산됐다. 반정착촌 감시단체 피스 나우에 따르면 현재 서안지구 내 최소 363개의 전초기지 가운데 212개가 2023년 이후 새로 설치됐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정착촌 건설을 가속화해 장기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막으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는 정착촌 지역에 이스라엘 민법과 사법권을 확대 적용하기 위한 수십 건의 법안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서안지구를 분쟁 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최종 지위는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이 제기하는 ‘인종청소’ 주장은 오랜 기간 지속된 반(反)이스라엘 편향에 기반한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정착촌 감시단체 케렘 나보트의 드로르 에트케스 대표는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정착민들이 서안지구 영토의 약 12.5%를 사실상 장악했다”며 “해당 지역은 이제 팔레스타인인들이 접근하거나 안전하게 통행하기 어려운 곳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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