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2023년 이후 첫 금리인상…이란 전쟁發 물가 압력에 긴축 재개(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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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9:3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다.

ECB는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ECB가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정책금리는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ECB는 성명에서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위험이, 경제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이 중기적인 물가와 성장에 미칠 영향은 에너지 가격 충격의 강도와 지속 기간, 그리고 간접적·2차 파급효과의 규모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에 대응한 주요 중앙은행의 첫 정책 조치다.

전쟁이 4개월째 이어지면서 ECB 내부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 부문을 넘어 서비스와 기타 상품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ECB가 이날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다만 물가는 2028년에야 ECB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성장 전망은 악화됐다. 인플레이션과 차입 비용 상승이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을 약화시키면서 경제 성장세를 제약할 것으로 ECB는 내다봤다.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ECB 목표치인 2%를 3개월 연속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추가 긴축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ECB가 오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ECB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ECB는 성명에서 특정한 정책 방향을 미리 약속하지 않겠다며 향후 경제지표와 물가 흐름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CB가 이번에 선제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ECB는 급격한 물가 상승에 뒤늦게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예금금리를 결국 4%까지 끌어올린 뒤 지난해 중반부터 인하 사이클에 들어간 바 있다.

한편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아직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다음 주 회의를 앞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영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시작한 점진적 긴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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