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전략기술株 새 가늠자…정부 의존은 양날의 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07:5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티커는 ‘SPCX’. 시가총액은 약 1조7700억달러(약 2688조6300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단순 로켓·위성 기업이나 전통적 방위산업체로 분류하기 어려운 기업이다. 정부, 군, 항공사, 오지 통신, 인공지능(AI) 인프라 등에 깊숙이 연결돼 있어 ‘전략기술(strategic tech)’ 기업이라는 새로운 범주로 평가받고 있다.

◇美 정부 의존도 높은 ‘전략 인프라’

스페이스X의 IPO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미국 정부의 핵심 발사 사업자였다. 국가안보우주발사(NSSL) 중대형급 임무 12건 중 11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오가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화물 임무 5건을 모두 수행했다. 2025년 매출의 약 5분의 1이 미 연방정부에서 나왔다.

CNBC는 일반 기술기업이 고객의 선택을 받아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전략기술 기업은 고객이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치가 더 커진다고 분석했다.

◇스타링크, 유일한 흑자 사업…성장세는 둔화 신호

스페이스X 사업 중 수익을 내는 곳은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가 유일하다. CNBC는 별도 기사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AI 부문이 올해 1분기 합산 매출 14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31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1년 새 500만명에서 1030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1분기 66달러로, 1년 전 86달러에서 하락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3년 99달러에서 2024년 91달러, 지난해 81달러로 떨어지는 추세다.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 로드쇼에서 “1000만명의 고객이 시간이 지나면 전 세계 수억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위성을 통한 서비스 공급이 지상망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년 내 일반 소비자 기기에 5G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팀 패러 TMF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추가 고객이 큰 폭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가격을 인상했는데, 이는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스페이스X 건물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타십이 곧 스타링크의 미래”

스페이스X는 창사 이래 누적 적자가 413억달러에 달하며, 1분기 영업손실은 19억달러였다. 스타십 개발에는 15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CNBC는 스타링크의 향후 성장이 대형 로켓 ‘스타십’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차세대 V3 위성을 대량 발사해야 용량을 늘릴 수 있는데, 스타십은 아직 시험 단계로 대부분 더미 위성만 실어 날랐다. 뉴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라처 애널리스트는 “스타십과 V3가 가동되면 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목표주가 16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IPO 공모가 135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스타링크는 9600개 저궤도 위성으로 164개국에 서비스 중이며,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기동 가능 위성의 약 75%를 차지한다.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자사 협동체 항공기 500여대에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알래스카항공도 스타링크를 채택했고, 델타항공은 오는 2028년부터 아마존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레오’를 쓰기로 했다.

◇개인투자자 배정 20%대 초반…기관 수요 강세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일반 개인투자자에 배정하는 물량을 당초 예상했던 30% 안팎에서 20%대 초반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해외 개인투자자, 온라인 증권사, 프라이빗뱅크 고객 등이 포함된다. 이는 기관 수요가 그만큼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커지는 정부 의존…규제 리스크도 변수

CNBC는 팔란티어를 비슷한 사례로 들었다. 팔란티어는 AI·방위·정부 운영체계 성격을 모두 가진 기업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80배를 넘는다. 시장이 단순 성장성이 아닌 ‘전략적 중요성’에 프리미엄을 매기고 있다는 의미다. 안두릴, 오픈AI, 앤스로픽도 같은 범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부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워싱턴의 통제 가능성도 커진다는 게 CNBC의 지적이다. 스페이스X 자체 IPO 서류에도 연방 조달 규정, 사이버보안 요건, 윤리 규정, 국가안보 의무 등이 명시돼 있다. 전략적 중요성이 커질수록 이런 의무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