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AI가 일자리 다 없앤다? 틀렸다…여러 황금기 온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10:1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인공지능(AI)이 대규모 일자리 감소를 부를 것이란 전망을 일축했다. 그는 오히려 AI가 ‘여러 황금기’(multiple golden ages)를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진=AFP)
베이조스는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새 AI 연구소 프로메테우스가 AI 기술로 제조와 엔지니어링 분야를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메테우스는 410억달러(약 62조원) 규모로, 그가 2021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이끄는 회사다.

세계 4위 부자인 베이조스는 AI가 고용 시장을 황폐화할 것이란 경고에 반박하며 “일자리가 모두 사라질 것이란 결론으로 비약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 생각에 이들은 그냥 틀렸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우주 탐사, 로봇공학, 배송, 클라우드 컴퓨팅, 수명 연장 연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방대한 사업 전반에서 AI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오늘날 내가 하는 모든 일이 AI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여러 황금기의 한복판에 있다. AI는 물론이고 우주, 생명공학 같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10년 안에 수많은 놀라운 기적이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조스는 자신의 로켓 기업 블루오리진을 두고도 “프로메테우스의 도구로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완벽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 도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성능을 갖췄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지난해 11월 베이조스와 구글 출신인 비크람 바자즈 공동 CEO가 출범시킨 회사로, 아직 핵심 도구를 공개하지 않았다. 물리적 제조 공정에 쓰이는 AI 제품을 개발하는 다수의 스타트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블루오리진은 상업 우주 경쟁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뒤처져 있다. 스페이스X가 12일 상장에서 1조 7800억달러(약 2703조원)의 기업가치를 노리는 반면, 블루오리진은 지난달 시험 발사 도중 로켓 한 기가 폭발하며 큰 차질을 빚었다.

프로메테우스는 JP모건체이스, 블랙록, 베이조스 본인 등으로부터 120억달러(약 18조원)를 조달했다. 이 자본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410억달러로 평가된다. 회사는 ‘인공 일반 엔지니어’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사람처럼 다양한 분야의 설계와 제조를 두루 해내는 만능 엔지니어 AI를 뜻한다. 오늘날 AI 제품의 기반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이 글과 말을 다루는 데 그친다면, 프로메테우스는 물리 법칙까지 이해하는 AI를 목표로 실제 현실 데이터로 시스템을 훈련시킨다는 구상이다.

AI가 막대한 일자리를 없앨 것이란 우려가 큰 가운데서도, 베이조스는 AI가 없애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새 일자리를 만들어 오히려 인력난을 부를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근본적으로 모든 문명의 부는 발명에서 비롯된다. 6000년 전 누군가 쟁기를 발명했고, 우리 모두는 더 부유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AI 거물들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더 비관적으로 본다. 아마존이 투자한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자사가 개발 중인 기술이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없앨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아모데이는 10일 에세이에서 일자리 대재앙 가능성에 대비해 보편적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자며 자본이득세 인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설계·제조 과정을 단축해 실물 시제품 제작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베이조스와 바자즈가 최대 1000억달러(약 152조원)를 조달 중인 전용 지주회사를 통해 전통적인 엔지니어링·제조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이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엔지니어링 분야 전반에서 수백 명을 채용했고, 오픈AI와 xAI, 메타 등 경쟁 AI 기업의 인력도 빼왔다. 그만큼 AI 업계는 희소한 인재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여왔다. 마크 저커버그가 오픈AI의 영입 대상자에게 직접 만든 수프를 가져다줬다는 소문이 돌자, 다른 기술 기업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조스는 “그들이 원한다면 수프를 만들어 주겠다. 다만 아직 그런 요청은 없었다”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제조라는 거대한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벅찬 과제”라면서도, 자신의 비전은 “전 세계 엔지니어들이 최고의 성과를 더 빠르게 내고 제품을 세상에 내놓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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