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치페와폴스의 커스터 농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룸버그통신은 G7 관계자와 비(非)G7 국가 외교관은 이란 고위 관리가 최근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올해 G7 정상회의는 오는 15∼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며, 회의장과 가까운 스위스 제네바가 이르면 14일 서명 장소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자신을 대신해 서명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사실상 종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약 4개월 가까이 이어진 분쟁으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다만 합의안은 아직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럽의 한 관계자는 하메네이가 전쟁 발발 이후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도 연락을 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도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아직 미국과의 합의가 최종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며칠 사이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역시 외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초안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란 의사결정 기구의 최종 판단만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계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란 전쟁 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했다”며 “곧 매우 좋은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뒤 국제 유가는 급락했고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12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3% 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88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올해 들어 여전히 45%가량 오른 수준이지만, 4월 말 기록했던 배럴당 125달러 고점에서는 크게 후퇴했다. 시장에서는 전면전 재개 가능성보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상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40척 안팎의 선박이 이 해협을 이용했지만,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통행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협상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합의 체결 후 한 달 이내에 해협 통행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다만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어 영국과 프랑스가 제거 작업 지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양해각서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외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240억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미국이 이란 인근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대이란 석유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도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과 국제사회가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을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최대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잠정 합의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교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휴전 관련 조항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군사력을 더욱 약화시키기 위한 추가 군사행동을 선호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에도 군사 충돌을 이어갔다. 미국은 이란이 아파치 공격헬기를 격추했다고 비난하며 지난 10일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했고, 이란은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보복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이란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후 계획을 철회하고 협상에 무게를 실었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추가 미국 공습이 이뤄질 경우 협상을 중단하고 공격 수위를 높이겠다고 비공개 경고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