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발의안을 두고 치러진 스위스 전국 국민투표 잠정 개표 결과 유권자의 약 55%가 이에 반대해 통과되지 못했다. 45%는 찬성했다. 투표율은 약 59%로, 최근 스위스 국민투표 평균 투표율인 48%를 크게 웃돌았다.
우파 성향의 스위스국민당(SVP)이 주도한 이 제안은 2050년 이전까지 스위스 인구가 1000만명을 넘지 않도록 하고 만약 2년 연속 이를 초과할 경우 사실상 스위스가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유럽연합(EU)과의 협정을 종료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이번 투표는 영국의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에 비견됐다.
스위스 정부는 유권자들에게 이 상한안에 반대할 것을 촉구해왔다. 베아트 얀스 스위스 법무장관은 투표 결과를 환영하면서 주택과 이민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얀스 장관은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결정으로 유권자들은 안정, 개방성, 신뢰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인구 1000만 제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됐다.(사진=AFP)
스위스 인구는 910만명 수준으로, 주변 EU 국가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다.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거의 28%를 차지한다. 스위스 인구는 2040년대 초반 10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구 상한안은 유럽 전역에서 이민 억제 정책에 대한 지지가 커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선거운동 포스터에는 유입 인구 중 필요한 숙련 노동자는 10%에 불과하며, 망명 신청자들이 강간범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도 담겼다.
스위스국민당의 마르셀 데틀링 대표는 이 구상이 농촌 지역에서는 매우 인기가 높았지만 도시 유권자들이 반대표를 던져 패배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하나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합리적인 이민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 소속 연방의원 시벨 아르슬란은 이번 결과가 스위스가 유럽 이웃 국가들과 계속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투표로 금기가 깨졌으며,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며 “이번 일은 인구 상한을 논의하는 것을 정당화했다. 병 속의 지니가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