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러시아 '그림자 함대' 유조선 첫 나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전 07:5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군이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 나르는 ‘그림자 함대’(shadow fleet) 소속 유조선을 영국 주도 작전으로는 처음으로 나포했다.

프랑스 해군이 유포해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한 러시아 유조선 ‘타고르’(Tagor)호.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새벽 자국군이 영국해협을 통과하려던 러시아 그림자 함대 소속 유조선 ‘스미르토스’(SMYRTOS)호를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이런 종류로는 첫 영국 주도 작전으로, 왕립 해병대 특공대와 국가범죄수사국(NCA) 소속 특수 훈련을 받은 법 집행관들이 선박에 승선했다”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해당 유조선이 영국해협을 통과하려 하자 자신이 직접 나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작전 성공은 러시아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안기는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료를 대는 이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숨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임을 일깨운다”고 적었다.

국방부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선박을 영국 남부 해안에 억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댄 자비스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영국이 그림자 함대에 대응하기 위해 500척이 넘는 선박을 제재해 왔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국제 제재를 위반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려는 자국 해역 내 선박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도 영국 등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31일 오전 대서양 국제수역에서 제재 대상 러시아 유조선 ‘타고르’(Tagor)호를 나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날인 이달 1일 나포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9일 리비아에 대한 유엔 무기 금수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창설했던 지중해 해군의 ‘이리니 작전’의 권한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를 명분 삼아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그림자 함대로 의심되는 외국 선박을 멈춰세우고 검문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틀 뒤인 11일 러시아는 EU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EU의 조치가 해상 안보를 위협한다며 민간 선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법상 ‘그림자 함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 용어는 EU의 “정치적 날조”라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그림자 함대 소속 선박 수는 서방 정부들이 2022년 12월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배럴당 60달러(약 9만 900원)의 가격 상한을 부과한 이후 크게 늘었다. 선박 중개업체 BRS는 지난해 8월 일부 제재 대상을 포함해 불법 거래에 가담하는 선박들이 전 세계 유조선 톤수의 18.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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