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AFP)
방화를 지시한 인물은 텔레그램에서 ‘EL’이라는 계정으로 활동한 예브게니 류크신(23)으로, 러시아 고위 관료의 아들이자 정보전 훈련을 받은 젊은 외교관으로 지목됐다.
그는 한 대화방에 “푸틴이 백인종의 지도자임은 분명하다”고 적는 등 푸틴과 러시아를 찬양했고, 방화 대가로 1000달러(약 152만원)와 러시아 시민권을 내걸었다. 스타머 자택에 불이 난 직후에는 라브리노비치에게 “당신은 영국 고위 인사의 집을 공격했다. 돈을 보낼 테니 도시를 떠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라브리노비치는 몇 시간 만에 체포됐다.
우크라이나 출신 건설노동자인 라브리노비치는 런던의 우크라이나인 구직 모임에서 포섭됐다. 그는 포스터 부착에서 그래피티, 방화로 범행 수위를 점차 높여갔는데, 이념이 아닌 돈이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화는 스타머 총리가 한때 소유했던 토요타 차량과 과거 거주지, 그리고 처제에게 빌려준 자택 입구를 잇따라 겨냥했다. 함께 기소된 스타니슬라우 카르피우크(27)도 유죄, 페트로 포치노크(35)는 무죄를 받았다.
러시아 공작원들은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가짜 극우 단체 ‘다이렉트 액션’과 가짜 이슬람 단체 ‘타크비르 재단’을 만들어 영국 내 갈등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크비르 재단은 무슬림이 아닌 이들에게도 돈을 주고 이슬람 구호 낙서를 시켜 극우 진영의 분노를 자극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다이렉트 액션은 스타머를 ‘배신자’로 몰고 무슬림 혐오를 부추기며 “이것은 전쟁”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런던의 모스크 6곳과 이슬람 학교가 잇따라 반달리즘 피해를 입었다.
이들 단체가 러시아발(發)이라는 흔적은 곳곳에 남았다. 메시지에는 모스크바 시간대와 키릴 문자가 찍혔고,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 등은 방화의 동기를 둘러싼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통로가 됐다.
반인종주의 단체 ‘호프 낫 헤이트’는 방화가 벌어지기 수개월 전 이미 다이렉트 액션의 배후가 러시아일 수 있다고 대테러 경찰에 신고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런던 경찰청은 모스크 등을 겨냥한 기물 파손 7건을 반무슬림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
주영 러시아대사관은 “러시아나 러시아 외무부를 불법 활동과 연관 지으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