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조정은 매수 기회"…올해 보유량 늘리는 중앙은행 역대 최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4:55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수요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역대 가장 많은 중앙은행이 향후 1년 내 금 보유량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최근 금값 조정에도 불구하고 금 시장의 강력한 수요 기반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금협회(WGC)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선진국 및 신흥·개발도상국 중앙은행 7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관의 45%가 향후 12개월 내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WGC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반면 금 보유량 축소 계획을 밝힌 중앙은행은 단 한 곳에 그쳤다.

(사진=AFP)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최근 수년간 금값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국제 금 가격은 지난 3년 동안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중동 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확산하면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최근 금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은 최근 가격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샤오카이 판 WGC 중앙은행 담당 글로벌 책임자는 “일부 중앙은행들은 가격 하락을 매입 기회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가격 부담으로 관망하던 기관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속도는 전년 대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순 구매량은 총 244톤으로, 전 분기의 208톤보다 늘었다. 다만 튀르키예,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등 일부 국가는 금을 순매도했다.

향후 금 수요 확대는 주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중앙은행이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 결과 신흥국 중앙은행 응답자의 53%는 향후 금 보유량 증가를 예상한 반면, 선진국 중앙은행에서는 그 비율이 18%에 그쳤다.

금 매입 계획이 있는 중앙은행의 절반은 ‘국내 금 축적 프로그램’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외환보유액을 사용하지 않고 자국 통화로 국내 광산업체로부터 금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반면 기존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응답은 38%였다.

세계 최대 금 거래 허브인 영란은행은 여전히 중앙은행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 보관 기관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7%가 영국 중앙은행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 보관처 다변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응답자의 9%는 지난 1년 동안 자국 내 금 보관 비중을 늘렸다고 답했으며, 10%는 여러 국가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각각 5%, 2%였던 수치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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