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31년 만에 최고 금리…엔 캐리 청산 경계감 고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7:0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로 인상하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BOJ는 16일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7대 1 다수결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2025년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BOJ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한 뒤 지난 1월과 3월, 4월까지 3회 연속 동결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번 결정으로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BOJ는 그동안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BOJ는 성명을 통해 “유가 상승으로 기업 간 거래 단계에서 가격 전가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 소비자 단계로 넘어가 광범위한 품목에서 가격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밑돌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가계비 부담 완화 정책의 효과로 기조적인 상승률이 2%를 초과해 상승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일본 경제에 대해선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가격 상승은 경기의 하방 압력 요인이 되고 있으나, 높은 수준의 기업수익과 고용·소득 환경의 개선 등이 경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OJ는 금융환경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맞춰 앞으로도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BOJ는 이날 또 내년 4월 이후 국채 매입 축소 정책을 중단하고 월 2조엔 수준으로 매입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2013년 이후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으로 누적된 국채 보유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도 최근 변동성이 커진 채권시장의 안정을 함께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이제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상 속도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다면 초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되며 글로벌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지난 2024년 8월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닛케이225지수가 하루 12.4%, 코스피가 8.7% 폭락한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하루미 다구치는 “BOJ는 약 6개월 간격으로 금리 인상을 이어간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유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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