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에비앙에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양자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의회에 보내 검토받는 방안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를 의회에 보내면서 ‘승인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그들은 승인할 것”이라고 농담 섞인 발언을 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향후 핵 프로그램과 기타 현안을 협상하기 위한 틀을 담은 잠정 합의에 디지털 방식으로 서명했다. 양국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합의문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세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합의 발표 이후 의회에서는 내용 공개와 공식 브리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은 이날 상원 연설에서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무엇을 약속했고 미국은 무엇을 얻게 되는지 알 필요가 있다”며 행정부에 의회 브리핑과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우군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에는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합의 내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레이엄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설명하는 합의 내용이 미국 협상팀의 설명과 다소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법에 따라 이란 핵 합의는 의회의 검토와 표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를 설계한 JD 밴스 부통령과 협상팀이 최종 합의를 의회에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린지와 이야기해야겠다. 그는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농담조로 응수했다.
공화당 내 회의론은 그레이엄 의원에 그치지 않았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들은 바로는 결국 협상을 위한 협상에 불과해 보인다”며 “당장의 효과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정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 커티스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의회가 최종 합의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틸리스 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언급하며 “당시 의회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며 “이번에는 조약 수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이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며 “시장이 합의의 지속성을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밴스 부통령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매우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의 핵심 내용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 약속을 꼽으면서도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박들이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원유 수송도 재개되고 있다”며 “유가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회 안팎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과 이란 동결자금 해제, 핵 프로그램 제한 범위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공개되지 않아 향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