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첫 FOMC서 점도표 빠질까…연준 소통전략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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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4:1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신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를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미 경제매체 CNBC는 16일(현지시간) 월가의 연준 관측통(Fed watchers)들을 인용해 워시 의장이 이번 FOMC에서 공개되는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 작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올해와 향후 수년간 기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점으로 표시한 자료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전망과 함께 분기마다 공개되는 SEP의 핵심 요소로,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연준 내부의 정책 기류와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해왔다.

특히 이번 회의는 워시 의장이 지난달 22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FOMC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향후 금리 인하 횟수와 시기를 둘러싼 점도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워시 의장이 자신의 금리 전망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독자적인 판단을 점도표에 반영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워시 의장이 원칙적으로 점도표와 포워드 가이던스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워시 의장은 그동안 연준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면서 오히려 정책 결정의 유연성을 잃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점도표 역시 연준이 미래 정책 방향을 사실상 미리 약속하는 효과를 내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 통화정책국장을 지낸 빌 잉글리 예일대 교수는 CNBC에 “워시 의장이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점도표에 회의적인 다른 위원들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워시 의장은 지난 4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연준의 소통 방식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당시 2021~2022년 인플레이션 급등 국면에서 연준이 물가 상승을 ‘일시적(transitory)’ 현상으로 잘못 판단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과도한 포워드 가이던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은 전 세계에 점도표와 경제 전망을 공개하지만 결국 연준도 사람”이라며 “한 번 전망을 제시하면 필요 이상으로 오랫동안 그 전망에 집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에 들어가기 전이 아니라 회의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를 반영해 판단하는 것이 정책 오류를 확대하지 않는 길”이라며 “연준에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가 주요 기관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아디티야 바베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 역시 “워시 의장의 과거 발언을 고려할 때 점도표를 내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점도표가 사라질 경우 시장과의 소통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점도표의 예측 정확성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시장이 연준의 생각을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찰스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SEP가 때때로 시장을 크게 움직인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었지만, 연준이 시장에 정책적 시각을 전달하는 주요 창구였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시장은 여전히 그 신호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샴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과 일부 위원들이 점도표 제출을 거부할 경우 투자자들이 이를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매파적 기류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를 숨기려는 시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샴은 “이번 회의에서 SEP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것은 워시 의장의 일부 우려를 해소할 수는 있겠지만 새로운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이 내부 논쟁을 감추려는 것처럼 보인다면 물가 안정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가 워시 의장의 새로운 소통 전략을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점도표 제출 여부는 물론 회의 후 성명서 문구 변화, 경제전망요약 발표 방식, 매 회의 뒤 기자회견을 계속 개최할지 여부 등도 향후 연준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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