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메모리칩 가격 폭등에 제품값 인상 불가피"…아이폰도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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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전 06:3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을 이유로 자사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쿡 CEO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우리는 공급업체로부터 전가되는 막대한 비용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고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현재 상황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쿡 CEO는 가격 인상 시기와 폭, 대상 제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는 9월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폰18 시리즈가 주요 가격 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에도 맥 미니(Mac Mini)의 시작 가격을 인상한 바 있어 맥과 아이패드 제품군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의 가격 인상 검토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가격은 지난해 이후 약 4배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이러한 가격 상승세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쿡 CEO는 특히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가 일반 소비자용 D램 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기기를 원하고 있지만 공급은 줄어들고 있고 메모리 업체들은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전가하고 있다”며 “소비자용 제품 시장을 위해 메모리 가격과 공급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증가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면서 현재 수익성을 유지할 경우 차기 아이폰 프로 모델 가격이 약 270달러 인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18 프로 가격이 1299달러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다. 낸드 시장 역시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키옥시아, 샌디스크 등이 경쟁하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AI용 반도체 생산을 우선하면서 소비자 전자기기용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2027년까지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이 30% 증가하더라도 소비자용 물량은 수요 대비 최대 15%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쿡 CEO는 애플이 메모리 공급 확대를 위해 자금 지원에 나설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해결책의 일부가 되기 위해 재무적 역량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분명히 더 많은 생산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체 메모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거래 규제 완화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모든 공급원을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쿡 CEO는 “IBM과 컴팩, 애플에서 공급망 업무를 담당했던 지난 40여 년 동안 이번과 같은 원자재 가격 급등은 본 적이 없다”며 “이는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홍수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40년 넘게 업계에 몸담았지만 어느 분야에서도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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