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 콘서트 즐기고 싶은데…중국엔 스탠딩석이 없다?[중국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전 12:2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대만의 유명 가수 차이이린의 베이징 공연을 예매한 중국인 장샤오씨.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가수인 만큼 VIP석을 예매해 즐기고 싶었으나 결국 공연장 2층 좌석을 예매했다. VIP석을 예매하면 좀 더 가까이 공연을 볼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의자에 앉아 관람하는 건 마찬가지여서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연장에서 차이이린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장씨는 “공연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우는 있어도 아예 시작부터 일어서서 관람하는 일명 ‘스탠딩 구역’은 아예 없다”면서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재미있는 공연을 같이 즐기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형 공연이 열릴 때 무대 앞에 서서 즐기며 공연을 즐기는 ‘스탠딩석’ 문화는 중국에선 남의 얘기다. 중국엔 공연장 자체에 스탠딩 구역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공연 예매 앱을 통해 최근 신곡 앨범을 내고 중국 전역을 다니며 공연하고 있는 주걸륜의 콘서트 예매 페이지를 찾았다. 주걸륜은 오는 26~28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걸륜 콘서트의 티켓을 보면 일명 VIP 자리인 ‘내석’ 가격이 1980위안에서 2580위안까지 책정됐다. 일반 좌석은 580~130위안 정도다. 여기서 ‘스탠딩 구역’이란 명칭을 찾지 못했다.

내석이란 체육관 같은 공연장에서 무대와 가장 가까운 바로 앞 바닥의 좌석을 말한다. 한국이었다면 구역별로 나눠 스탠딩석으로 예매하지만 중국에선 내석이라고 부르며 이곳도 지정 좌석제를 운영한다. 실제 공연장에 가면 접의식 의자 형태의 좌석이 배치된다.

주걸륜 콘서트의 좌석 안내도.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 스탠딩석이 없는 이유는 일단 안전을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공연을 허가할 때 안전 수용 등을 감안하는 데 고정 좌석이 있는 경우 유효 좌석 비율을 기준으로 승인한다. 체육관의 바닥처럼 고정 좌석이 없는 장소에서 행사를 연다면 1인당 1㎡의 유효 사용 가능 면적을 기준으로 삼으며 이때도 좌석을 지정토록 하고 있다.

모든 티켓엔 지정된 좌석 번호가 있어야 한다. 특정 구역에서 좌석 없이 일어서서 공연을 보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다.

물론 공연 도중 흥에 겨워 일어나서 관람하는 것 자체를 규제하는 별도의 규정이나 법률은 없다. 중국 공연장에서도 일어나서 공연을 보는 관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가격이 비싼 내석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계단식으로 된 좌석이 더 인기를 끌 때가 있다. 공연장 바닥에 설치된 내석은 무대와 가까우나 가끔 일어서서 시야를 가리는 관객들이 적지 않아서다. 오히려 계단식 좌석에서 편안하게 관람하려는 수요도 있는 것이다.

공연 도중 일어서서 다른 관객의 시야를 가리는 일명 ‘민폐 관객’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대만 인기 록밴드 메이데이(오월천) 공연에서 일어서서 관람하는 관객들로 다른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메이데이의 한 멤버는 “조용히 노래를 듣고 싶은 관객과 콘서트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관객을 구분해 좌석을 배정하고 표를 발행면 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탠딩구역이 설치됐다는 소식은 없다.

지난달 4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연에서 메이데이의 무료 공연이 열리고 있다. 이곳은 공원에서 열린 공연이라 관객들이 서서 관람이 가능했다. (사진=AFP)
중국 당국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에 관리·감독을 철저히 한다. 한국 K팝 아이돌은 물론 해외 유명 스타들의 중국 공연은 극히 드물다. 하나의 공간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어쩌면 이들이 함께 일어서서 공연을 즐기는 모습 또한 경계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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