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유럽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린 뒤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석유가 다시 흐르고 있다(Oil is flowing)”고 적으며 합의 발효를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과 함께 지난 2월 말 시작한 대이란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협상을 개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은 더 이상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 운항을 방해하지 않는다”며 “모든 봉쇄 집행 활동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 해군 함정은 해당 지역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유조선들의 운항도 재개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약 1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실은 선박들이 해협을 통과하거나 통과를 준비 중이며,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소유 유조선도 운항을 재개했다. 쿠웨이트는 원유 생산 확대 계획을 밝혔고, 이란도 남부 항구의 상업 선박 운항이 정상화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해운업계와 에너지 기업들은 해협 내 기뢰 제거 여부와 향후 이란의 통항 관리 방식 등에 대한 추가적인 명확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종료됐더라도 실제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 내 정치권에서도 논란을 낳고 있다. 공화당 내 대이란 강경파들은 대규모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 해제, 3000억달러 규모 재건기금 조성 등이 이란에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공화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3000억달러 규모 재건기금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합의 혜택을 초라해 보이게 만들 정도”라며 “이란 정권은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합의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강경파를 겨냥해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동맹은 미국”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공개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이란은 향후 60일 동안 상업용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무상으로 보장하고, 해상 교통은 30일 이내 정상화하기로 했다. 또한 이란은 오만과 협의를 통해 향후 호르무즈 해협 관리 체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앞으로 60일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 제재 완화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핵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과 검증 체계, 제재 해제 등을 포함한 복잡한 사안을 두 달 만에 타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파기했던 2015년 핵합의(JCPOA)는 최종 타결까지 약 2년이 걸렸다.
국제유가는 공급 정상화 기대 속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이날 뉴욕시간 오후 기준 배럴당 77.55달러로 2.5% 하락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말 합의 임박 사실을 공개했을 당시 기록했던 배럴당 95달러 수준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를 허용하기 위한 제재 면제를 제공할 예정이며, 이란은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조성하는 3000억달러 규모 재건기금의 수혜 대상에도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은 해당 기금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