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툴 마을에서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너진 집 잔해 속을 걷고 있다. (사진=AFP)
이란을 견제해 온 역내 국가들은 이번 합의가 이란 중심의 새 질서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요구해 온 핵심 조건은 이번 합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MOU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한,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통제, 핵시설 해체 등의 내용이 빠졌다. 오히려 레반노에서 군사작전이 제한을 받게 됐다.
이스라엘에선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이번 합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세워 온 ‘이란 위협론’의 설득력을 약화시킨데다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평가받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스라엘의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을 약화시키거나 무너뜨리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워싱턴이 같은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강화하는 결말을 맞았다”며 “이란은 운신의 폭을 넓혔지만 이스라엘은 더 깊은 고립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들도 충격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이번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과 미국 안보 보장의 한계를 확인했다. 이들은 전후 질서를 결정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사실상 배제된 채 중동 안보 변화의 결과만 떠안게 됐다. 향후 걸프 국가들은 대이란 봉쇄보다 제한적 협력과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레바논에서도 힘의 균형이 이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번 합의는 레바논을 미국·이란 간 더 큰 협상 틀 안으로 편입시키며,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의 정치·군사적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란이 레바논을 대신해 휴전이나 이스라엘의 남부 철수 문제를 협상할 수 없다”고 경고했지만 헤즈볼라 측은 이번 합의가 레바논 문제를 더 높은 수준의 협상 의제로 격상시켰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합의가 중동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핵협상 세부 조건, 제재 완화 속도, 이스라엘의 대응이 모두 변수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이 합의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더라도 레바논 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다시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