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후속협상 안갯속…밴스 방문·이란 대표단 파견 모두 불투명(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9일, 오전 11:3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자 서명하며 60일간의 협상 시계를 가동했지만, 공식 서명식 행사와 첫 대면 후속협상이 시작부터 파행을 맞았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스위스 방문이 전격 연기된 데 이어 이란 측 대표단 파견도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FP)
◇백악관 “오늘 밤 출발 없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밴스 부통령이 당초 예정된 스위스 방문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속 기술협상 준비와 관련한 물류·일정 조율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이 이유다.

백악관 대변인은 “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기술협상 계획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대표단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출발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번 협상의 실무 조율은 결코 단순하거나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 밴스 부통령은 오늘 밤 출발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다음 단계가 확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스위스로 가는 것이 계획”이라면서도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다. 기술협상이 이번 주말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협상 지연에 대해 이란 측에 책임을 돌리며 “이란은 대표단이 쉽게 출국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결국 이란 측이 정확히 언제 도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란 측 파견도 오리무중…하메네이 경고성 발언

이란 측 움직임도 불투명하다. 아랍권 매체 알마야딘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 작전을 이유로 스위스 협상 대표단 파견을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이란 측이 아직 대표단 파견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 매체를 통해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승인한다고 밝히면서도 “미국 측이 탐욕스럽게 나온다면 이란 지도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대면 협상이 곧 적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알자지라는 이 성명이 이란의 협상 대표단 파견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총리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뒤 중재국 자격으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Islamabad MoU)’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서명은 됐지만…대면 협상 무산 위기

당초 양측은 19일 스위스에서 MOU 공식 서명식을 갖고 후속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미국에서는 밴스 부통령,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참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일 이틀 앞선 17일 프랑스에서 MOU에 전자 서명을 완료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같은 시각 서명을 마치면서 별도 서명식은 불필요해졌다. 이후 대면 첫 협상만이라도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역시 무산 위기를 맞은 셈이다.

폭스뉴스는 “테헤란과의 일정 및 실무 조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무조건 항복”…공화당 내 비판도 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MOU를 사실상 “(이란의)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더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2~3주 동안 미친 듯이 폭격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면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경제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협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루이지애나주의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이번 합의를 두고 “이란은 더 강해지고, 우리는 더 약해졌다”고 직격했으며, 다수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전략 전면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밴스 부통령은 협상 지연과 별개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이 협상에 방해가 됐다고 지적하며 “내가 이스라엘 내각에 있다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력한 동맹국(미국을 지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0일 협상 시한은 시작…8월 16일까지

미국과 이란 양측이 서명한 MOU에 따르면 이란 비핵화와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 등 핵심 현안을 포함한 최종 합의안 도출을 위해 60일간의 협상이 진행된다. 밴스 부통령은 “60일 협상 기간이 오늘(18일) 공식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시한은 오는 8월 16일까지다.

MOU 서명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제되면서 대형 유조선들의 통항이 재개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간밤에 1250만 배럴의 석유가 호르무즈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첫 단추인 대면 협상부터 삐걱거리면서 60일의 협상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의 시각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도로변 광고판에 아심 무니르(오른쪽) 파키스탄 육군 원수와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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