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햄은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와 리버풀 사이의 컬체스 마을에서 노동당을 지지하는 가톨릭 가정에서 자랐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영어를 전공한 뒤 2000년대 초 토니 블레어 정부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1년 레이 지역구에서 처음 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이후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냈다.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 노동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패배했다. 2010년 노동당이 패배한 뒤 좌파 성향이 강화됐으며, 강경 좌파 제러미 코빈의 그림자 내각에서 잠시 일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북서부 위건의 개표센터에서 열린 메이커필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노동당 후보 앤디 번햄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AFP)
번햄이 전국 정치 무대에서 강하게 부각된 계기도 이 시기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인 2020년 10월 그는 맨체스터 중앙도서관 앞에서 당시 보수당 정부의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며 그레이터맨체스터 주민을 대변하는 이미지가 구축됐다. 이후 그에겐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빗댄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이란 별명이 생겼다.
시장으로서 그의 대표 정책은 그레이터맨체스터 버스망을 공공 통제 아래로 가져온 것이다. 이 조치는 오랫동안 지역 노동당 인사들이 요구해온 것으로,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정부의 버스 규제 완화 이후 처음으로 지역 지도자들이 노선과 요금을 통제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처음 공공 통제 아래 들어간 지역에서 버스 이용률은 8% 상승했고, 정시성도 개선됐다. 새 심야버스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네트워크도 확대됐으며, 노란색 버스는 그레이터맨체스터 변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번햄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필수 공공서비스에 대한 공공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노선을 ‘기업 친화적 사회주의’로 설명한다. 공공서비스와 교통, 주택 등 핵심 분야에서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키우되 지역 경제 성장과 민관 협력도 함께 중시하는 접근법이다.
그가 정치적 흐름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카멜레온’ 또는 ‘풍향계’ 같은 정치인이란 지적도 따라붙는다. 블레어·브라운 정부 시절에는 중도 성향의 신노동당 정치인으로 활동했지만 2010년 이후 점차 좌파적 색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대중 반발이 큰 결정을 주저한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에서는 그의 경제 운용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가 총리가 될 경우 재정준칙과 정부 차입, 공공투자 확대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영국이 채권시장에 빚진 상태여서는 안 된다”고 발언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