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美우선주의는 K-방산 급성장 기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1일, 오전 11:5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물러나고 동맹국들에 방위 부담을 요구하면서 한국 방위산업이 수혜를 받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사막을 달리고 있는 K9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축소하고 국방비를 증액하라는 요구를 지속하면서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주요 무기 생산국으로 부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의 4대 방산 기업인 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해 총 매출은 370억달러(약 56조원)로 예상돼 2021년의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에 대한 최대 무기 공급국인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무기 생산국으로 떠오른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무기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국방비 증액 압박이 겹친 결과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서방 방산업체, 특히 미국 방산업체 대비 납기가 빠르면서도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고,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에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폴리티코는 “북한의 상시적인 위협으로 인해 이미 높은 방산 기술력을 가지고 있던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에 따라 신속한 납품까지 가능하다”며 “이러한 준비 태세가 최근 지정학적 위기 속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며 무기 재고를 소진했기 때문에 미 방산업체들이 다른 국가보다 미국의 무기 생산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린 유럽 수입국들이 중국산 및 러시아산 무기보다 정치적 부담이 적은 한국산 무기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폴란드는 137억 달러 규모의 무기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의 최대 고객이 됐다. 오스카르 피에트레비치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 선임분석가는 “나토 동부 전선 국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독일의 대응에 대한 깊은 실망감이 자리하고 있다”며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주저하는 사이 한국이 그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이 최근 해외에 무기 수출을 허용한 점은 한국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일본 기업은 미국과 공동으로 정교한 무기 시스템을 개발해온데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도 안보 협력을 탄탄히 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필리핀이 일본 무기 수출의 첫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점유율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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