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전 대사는 2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예전에도 중국은 비핵화를 바람직한 목표라고 생각했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북한 체제의 안정이었다”며 “중국은 항상 비핵화보다 안정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좋아하지 않지만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역시 북한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약화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복원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중국은 자신들의 대북 영향력과 지렛대가 약화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평양 방문은 관계를 재정비하고 중국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중국의 대북정책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미·중 전략경쟁보다 북·러 관계를 꼽았다. 그는 “미·중 경쟁도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 중국의 대북정책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김정은과 푸틴의 관계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김정은은 김일성이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서로 견제하게 해 자신의 입지를 극대화하려고 하고 있고 상당히 능숙하게 그렇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여전히 북한에 중요한 국가이지만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즉각적이고 눈에 띄는 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도 북한에 자국의 중요성을 다시 상기시킬 필요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미국은 늘 변수로 존재하지만 현재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있어 러시아 요인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러 군사·정치 협력 확대는 김정은의 협상력과 자신감도 키웠다고 평가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약해졌고 반대로 김정은의 레버리지는 커졌다”며 “김정은은 지금 상당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대가로 상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경제적 보상도 있었고 제조업 측면의 기회도 생겼다”며 “무엇보다 북한군은 현대전 경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북 러 협력은 김정은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최근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려면 북 중 관계뿐 아니라 북·러 관계를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