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스위스서 회담 개시했지만…트럼프 위협 등 난항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전 06:3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이란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회담을 개시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막지 않으면 이란을 다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자 이란 대표단이 이에 반발해 협상장을 떠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을 비롯해 중재국인 카타르, 파키스탄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은 스위스 휴양지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렸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측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회담이 시작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이란이 레바논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대리세력을 즉각 멈추지 않으면 미국이 이란을 다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이 아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징수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4자회담에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부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란 지도부를 향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이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비속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인 언사로 인해 이란이 회담을 중단시켰다는 이란 언론의 보도가 나왔지만 소식통들의 전언이 나왔다.

밴스 부통령은 중재국 역할을 하는 파키스탄 및 카타르 관리들과 함께 4자 회담 직전 기자들에게 “오늘은 모든 이견을 해결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무적 협상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레바논 사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할 때까지 국경 지역에 병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레바논 군사작전이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벙커망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레바논에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행동하는 이스라엘군 병사들에게 과거에도 현재도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은 레바논의 옐로라인을 따라 설정된 안보구역에 계속 배치돼 있으며, 그곳에서 테러범과 테러 인프라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회담 관련 한 당국자는 레바논 사태 해결이 미국·이란 간 스위스 회담의 성공을 좌우할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협조가 협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미국의 대이란 제재, 이란 동결자산 등도 주요 의제라고 말했다. 4자 회담은 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시작됐으며 이날 저녁에도 계속되고 있다. 스위스 측은 필요할 경우 협상이 다음날 오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회담장을 준비해 두고 있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 사이의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과 기대치를 조율하려는 시도로 인해 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회담이 “각 당사자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파악하고, 그 문제들을 정리하고 해결해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양측 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실질적으로 함께 앉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이스라엘 철수를 포함한 레바논 내 포괄적 휴전과 해외에서 동결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을 위반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선박들의 통항이 조용히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미국이 여전히 선박을 호위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가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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