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연준은 지난 17일 케빈 워시 의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긴축선호)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기준금리는 시장 예상과 동일하게 현행 3.5~3.75%로 동결했지만, 수정 경제전망(SEP) 점도표를 통해 연내 1회 인상(중간값 3.8%)을 전망했다. 위원 절반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4.4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금리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왔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수익성이 낮고 규모가 작은 기술기업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이른바 ‘무위험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금리 상승의 영향은 빅테크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때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던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현금 보유액이 줄어들고 부채 활용이 늘고 있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4곳이 올해에만 총 7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8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투자 확대의 상당 부분이 부채를 통해 조달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금흐름 대비 자본지출(CAPEX) 비중이 닷컴 버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이 9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난 3년간 시장의 투자 전망치가 매번 실제 투자 규모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경우 올해 약 2000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피터 부크바 원포인트 BFG 웰스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술주 투자자들은 그동안 금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이제는 연준의 발표와 인플레이션 지표, 미 국채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채 확대가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들은 현금을 보존하면서도 장기 인프라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엔비디아의 최근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485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261억 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제이 우즈 프리덤캐피털마켓 수석 시장전략가는 “AI 투자 경쟁이 심화될수록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뿐 아니라 자금 조달 능력과 재무 건전성도 함께 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이 기술주 투자 판단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