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닷컴 창업자인 류창둥 회장. (사진=AFP)
그는 이어 “우리 70만 형제들이 끼니를 거르고 일자리를 잃는 것은 정말 원치 않는다”며 방대한 배달 인력을 로봇 수리·정비 등 새로운 업무로 재교육하기 위해 약 120개 학교와 계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
류 회장은 중국 내 로봇 배달이 언제 보편화할지 구체적인 시점을 예측하지는 않았다.
현재 중국에선 로봇과 관련해 여러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선전에서는 공항 음식배달 로봇이 탑승구의 승객에게 식사를 가져다준다. 통근 열차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편의점 재고를 채우는 로봇, 심지어 배터리값이 필요하다며 구걸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류 회장의 이번 발언은 중국의 빠른 로봇 도입이 경제에서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정책당국의 우려와 맞닿아 있다. 로봇이 블루칼라 일자리를,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위협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발표한 4월 청년실업률은 16.3%에 달했다.
중국신취업형태연구센터에 따르면 공장 노동, 차량호출 운전, 배달 등 주로 블루칼라 임시직에 종사하는 중국의 ‘긱 워커’(임시·단기 프리랜서)는 5년 전 2억명에서 올해 3억20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긱 워커는 중국 도시 전체 고용의 약 40%를 차지한다. 배달원 역시 긱 워커로 분류되며, 중국에선 청년들 상당수가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다.
류 회장은 로봇 수리 일자리가 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은 기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고장이 나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이 “인간의 일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일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마카오에서 열린 비욘드엑스포 기술 전시회에서 한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사진=AFP)
다만 정책당국은 긱 워커들을 안심시키려 애쓰고 있다. 왕샤오핑 인적자원사회보장부 장관은 지난 3월 정부가 이들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 확대 등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AI 트레이너나 드론 조종사 같은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의 등장도 주시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중국 정부에 긱 워커의 권리 보호를 촉구했다. 중국이 이달 찬성표를 던진 국제노동기구(ILO)의 ‘플랫폼 경제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협약에 명시된 내용이다. 이 협약은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데, 중국에서 노동조합은 관영 중화전국총공회에 등록해야 한다.
HRW는 “노동자들이 조직을 결성하고 목소리를 내며 긱 플랫폼과 정부 모두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문서상의 약속은 거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징둥닷컴은 중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중 하나로 알리바바, 메이투안과 경쟁하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조이바이 플랫폼을 운영하며, 2014년 나스닥에 상장한 뒤 홍콩에 2차 상장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징둥닷컴이 독일 가전 소매업체 세코노미를 22억유로(약 3조8682억원)에 인수하려는 건에 대해 외국보조금 심층조사에 착수했다. EU가 중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