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30조원 회사채 발행 추진…설비투자 확대 본격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전 09:4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마친 스페이스X가 최소 200억 달러(약 30조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대한 시장 경계심이 커져 있는 상태에서 이번 채권 발행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페이스X 주가는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행사에서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본사와 화상으로 연결돼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관사들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회사채 발행 수요를 점검할 예정이다. 발행 규모는 최소 200억달러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이번에 첫 투자등급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18일 무디스, 피치, S&P글로벌 등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BBB 등급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IPO 이후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조달 자금은 2027년 9월 만기가 도래하는 200억 달러 규모 브리지론(장기 자금 조달 전까지 사용하는 단기 대출)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IPO 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장기부채는 291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해당 브리지론이다.

이번 거래는 브리지론을 제공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공동 주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채권 발행은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IPO를 마친 지 불과 며칠 만에 추진되는 것이다. 이달 초 상장한 스페이스X는 공모 과정에서 초과배정옵션(그린슈 옵션)까지 행사되며 총 860억 달러(약 132조원)를 조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이 대규모 설비투자(CAPEX)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 크레딧사이츠의 맷 우드러프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는 채권시장에서 조기에 신뢰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대규모 투자 자금 수요를 고려하면 채권 발행 시기는 빠를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신규 프로젝트를 위해 추가 차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회사는 IPO 신고서에서 향후 설비투자가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미래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부채와 자본 조달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가 채권 발행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16%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종가는 154.60달러를 기록해 상장 최고 종가인 201.80달러와 비교해 23% 이상 하락했다.

최근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예상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주식을 빠르게 매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비용이 수년에 걸쳐 반영되는 데다 감가상각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부담도 발생한다.

키스 스나이더 CFRA 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는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비칠 수 있다”며 “왜 1000억 달러에 가까운 현금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길 루리아 D.A. 데이비슨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머스크 관련 주식은 기본적인 실적 지표에 따라 거래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얼마나 낙관적이며 어떤 꿈과 기대를 품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상당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며, 최근 며칠간의 움직임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