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컴퓨팅 관련 행정명령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AFP)
양자컴퓨터는 정보 저장 단위로 0 또는 1만 표현하는 비트(bit) 기반 기존 컴퓨터와 달리,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는 슈퍼컴퓨터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복잡한 계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신소재 개발, 신약 연구, 국방·안보 등에서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으며 세계 각국이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미국의 양자 기술 리더십에 전례 없는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며 “미국의 선도적 위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양자기술 개발이 민간 기업 중심의 연구 경쟁을 넘어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차원의 전략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이 대규모 정부 투자를 바탕으로 양자 통신망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자 미국도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면서 미·중 양자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현재 양자 소프트웨어와 핵심 원천기술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IBM의 키스킷(Qiskit)과 구글의 서크(Cirq)는 글로벌 표준 개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중국의 추격 속도도 만만치 않다. 미국 싱크탱크인 SC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국가 주도의 공격적인 투자로 미국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자 통신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허페이를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양자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활용해 9650㎞ 이상을 연결하는 국가 양자 통신망 구축에도 성공했다. 중국 정부의 양자기술 투자액은 지난해 기준 약 150억 달러(약 23조원)로 추산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민간 부문의 양자 투자 규모인 53억 달러(약 8조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IBM 양자컴퓨팅 사업부 등을 포함한 9개 기업에 총 20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미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를 약화시키려는 경쟁국과 적대국에 대응하기 위해 지식재산권(IP) 보호와 공급망 보안 강화를 위한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양자컴퓨팅은 AI에 이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장으로 떠올랐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양자컴퓨팅이 2035년까지 최대 1조 3000억 달러(약 1998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