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좌절' 멜로니, 내년 4월 조기 총선 승부수 띄우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후 10:48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내년 4월 조기 총선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르자 멜로니(왼쪽) 이탈리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멜로니 총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법정 시한인 2027년 말 이전에 선거를 앞당기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산안을 새 정부가 충분한 동력을 갖고 통과시키기 위해서도 조기 총선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 구상을 의회 해산권과 총선 실시 권한을 보유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실과 이미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복수의 검토 방안 중 하나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멜로니 총리실과 마타렐라 대통령실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3월 사법개혁 국민투표가 부결되며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당시 측근 3명이 내각에서 물러나는 후폭풍을 겪었다. 이후 신생 극우 정당 ‘국가의미래(National Future)’가 멜로니 총리가 지나치게 중도적이라고 공세를 펼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AGI·유트렌드의 최근 여론조사 평균에서 성장세를 보인 정당은 ‘국가의미래’가 유일했다. 중도좌파 연합은 44.6%로 멜로니의 중도우파 연합(43.8%)을 소폭 앞섰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이란 전쟁과 미국발 관세 갈등이 유럽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 경제를 직격했다. 이탈리아의 2025년 재정적자는 당초 전망보다 확대돼 유럽연합(EU)의 재정준칙 상한선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초과했고, 국가채무는 GDP의 130%를 훨씬 웃돌고 있다. 멜로니 정부는 감세와 에너지 요금 보조 등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책 여력이 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도 변수다. 멜로니 총리는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전례 없는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양국 관계의 줄타기가 국내외 양면에서 부담이 됐다는 평가다.

한편 이탈리아 의회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선거제도 개편 법안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개편안은 완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42% 이상을 득표한 연합에 의석 보너스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멜로니 정부는 올 여름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최장수 정부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조기 총선 시기는 멜로니 총리가 선거제 개편과 지지율 추이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총리영빈관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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