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베리 체제' 7월 분기점 맞는다…"韓기업 지금 움직여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후 02:54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통상 압박에 따른 관세 부담이 오는 7월을 기점으로 한국 기업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은 지난 23일 이슈브리프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구축 중인 이른바 ‘턴베리 체제’의 실무적 함의를 분석하고, 다음 달로 다가온 기업들의 실무 대응 시한에 맞춰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할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턴베리 체제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 질서를 사실상 해체하고 나라별 차등 관세와 투자·구매 약속을 연동한 양자합의로 새 통상질서를 짜는 방식을 일컫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강제노동을 근거로 60개 경제권에 추가 관세 10~12.5%를 부과하는 무역법 301조 조치안의 의견 접수가 오는 7월 6일 마감된다. 한국은 이 대상에 포함돼 있다. 7월 24일에는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법 판결 이후 임시방편으로 발동됐던 무역법 122조 관세(전 세계 일률 10%)가 만료된다. 122조 관세 만료 이후에는 강제노동·과잉생산을 근거로 한 두 건의 301조 관세가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법문에 관세 부과 권한이 명시된 301조는 IEEPA보다 법적으로 견고해 사실상 영구적 관세 구조로의 전환이 임박한 셈이다.

업종별 온도차는 크다. 반도체 업계가 가장 예민하게 봐야 할 대목은 232조 관세 부과 시 한국이 받는 보장 조건이 일본보다 불리하다는 점이다. 일본은 ‘어떤 나라보다 높지 않은’ 세율을 약속받았지만 한국의 비교 기준은 ‘한국 이상의 반도체 무역량을 갖는 경제체’로 한정돼 사실상 대만 하나만 비교 대상이 된다. 대만 상호무역협정(ART) 조건을 실시간으로 추적해야 하는 이유다. 자동차·전자는 한미합의로 232조 관세가 15%로 낮아졌지만, 일본·유럽연합(EU)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 우위가 사실상 소멸했다. 철강·조선·석유화학은 232조 관세가 어떤 합의에서도 인하되지 않은 채 유지 중인 데다 과잉생산 301조 조사의 주목 부문에 모두 올라 있어 이중 압박을 받는다. 동남아 생산기지를 둔 기업이라면 말레이시아·캄보디아 ART에 명시된 우회·환적 차단 조항이 직접 적용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중국산 투입재 비중이 높다면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UFLPA) 관련 증빙 준비가 지금 당장의 과제다.

대미 투자 약정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8일 발효된 한미전략투자법은 3500억 달러(약 540조원) 투자 약정에 연간 200억 달러 한도를 설정하고, 성과지표(KPI) 미달 시 관세 인상을 명문화했다. 반도체·조선·배터리처럼 투자 이행과 관세가 직결된 부문은 이행 현황 점검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당장 돈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2025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통관 엔트리와 납부액을 점검하면 IEEPA 관세 환급 적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창구다.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은 ‘턴베리 체제’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WTO 분쟁 회부도 가능하지만 집행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현실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대응 과제가 ‘관세율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에서 ‘새 질서 안에서 투자 약속·공급망 원산지·규제 정합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자료: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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