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공공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사진=AFP)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부품 수요를 흡수하면서 소비재 가격으로 전이되는 모양새다. AI 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한 메모리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관련 액세서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5% 상승했다. 전자부품 도매가격도 같은 기간 27% 올랐다.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가 이미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고 애플 제품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40년 넘게 경영을 하면서 어떤 분야에서도 이런 수준의 비용 상승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기·배선 설치 인력 수요가 늘면서 관련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4월 기준 전년 대비 6.5% 상승했다. 민간부문 전체 임금 상승률 3.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요금도 오름세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소비자 전기요금이 매년 약 6%씩 오를 수 있다고 봤다.
AI발 물가 상승 압력은 관세나 국제 유가 충격과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와 유가는 일회성 가격 충격에 그칠 수 있지만, AI 인프라 투자는 수년간 이어지는 수요 증가 요인이다. 전미기업경제협회(NABE)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81%가 향후 1년간 AI 인프라 투자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답했다.
AI발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경제 재개(리오프닝) 국면처럼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관련 소비재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어서다.
다만 AI가 전반적인 물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욘 스테인손 UC 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스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은 ‘이것이 하나의 패턴이구나. 인플레이션이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