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비트코인 동반 급락…성난 투자자들 한목소리로 '이 사람' 비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2:4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금과 은, 비트코인이 일제히 올해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성난 투자자들은 그 화살을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돌리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약 619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은값도 온스당 60달러(약 9만2800원)를 밑돌아 비슷한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비트코인 역시 2024년 말 이후 처음으로 6만달러(약 9281만원)를 밑돌았다. 강(强)달러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친 탓이다.

세 자산은 그동안 재정 적자 확대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용인 기조에 맞선 일종의 ‘항의성 베팅’, 이른바 ‘통화가치 하락 베팅’(debasement trade)으로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금·은·코인 같은 실물·대체 자산을 사두는 흐름이다.

이런 베팅이 흔들린 방아쇠로는 워시 의장이 지목된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파트너는 “워시 의장이 지난주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연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자 달러 가치가 뛰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2.8% 올라 1년 만에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달러가 강해지면 금·은·코인의 매력은 떨어진다. 달러로 거래되는 이들 자산이 해외 투자자에게 더 비싸지는 데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을 들고 있을 이유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금과 은은 올해 초 사상 최고치에서 가파르게 추락했다. 금은 지난 1월 말 온스당 약 5600달러, 은은 121달러를 돌파하며 한때 ‘매그니피센트 7’(미국 대형 기술주 7곳)마저 제치고 월가에서 돈이 가장 몰리는 투자처로 떠올랐지만, 이후 금은 고점 대비 28%, 은은 50% 넘게 빠졌다.

급락의 또 다른 축은 큰손들의 ‘갈아타기’다. 일부 투자자가 금·은을 팔고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반도체·메모리칩 주식으로 옮겨가면서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시장전략가는 “밈주식과 암호화폐, 귀금속에 몰려 있던 대규모 자금이 반도체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귀금속 매도의) 방아쇠는 달러 강세이고 달러 강세의 방아쇠는 연준이지만, 이는 거의 투자자들이 귀금속을 한꺼번에 처분하기 위한 핑계처럼 쓰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은과 금이 빠진 속도와 폭을 보면, 금리 전망 변화와 달러 강세 같은 거시 정책이 여전히 핵심 동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앰플리파이ETF의 네이트 밀러 상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은은 금리와 달러의 가파른 상승에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은 귀금속이면서 산업 원자재라는 두 성격을 동시에 지녀, 긴축기에는 금보다 더 격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것이 은의 매도세가 더 빨랐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급락이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금리 상승 위협과 투매(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내다 파는 것)가 급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한 IDX어드바이저스의 벤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가격 하락이 결국 금에 대한 새로운 매수세를 부를 수 있다며 이번 하락을 “한 세대에 한 번 올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자너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금값이 다음 지지선인 온스당 3800달러(약 588만원)까지 더 내릴 수 있다면서도, 올해 4500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초 고점 회복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려면 4800달러 위로 올라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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