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튀르키예 ‘오스만 철도’ 부활 막으려 물밑 외교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10:28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튀르키예가 과거 오스만 제국 시절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까지 이어지는 ‘오스만 철도’를 부활시키려하자 이스라엘이 이를 막기 위한 물밑 외교 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엑스 @a_uraloglu 캡처
사진=엑스 @a_uraloglu 캡처
25일(현지시간) 아랍어 매체 라이알윰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연립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튀르키예의 헤자즈(히자즈) 철도 프로젝트 추진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물밑 외교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 측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의 동맹인 인도와 이스라엘에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미국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헤자즈 철도 개통으로 수니파 이슬람 계열 국가들이 강력한 동맹을 형성하게 되면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의 전략적 중요성이 축소되고, 미국이 인도 및 아랍에미리트(UAE)와 협력해 추진하는 새 물류 경로인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구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주 미국 집권 공화당 소속 의원실들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 측의 이메일이 약 11건이 접수됐다는 공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매체는 “이 이메일들은 튀르키예와 사우디의 움직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아브라함 협정’의 논리와 개념을 위협하는 매우 적대적인 일로 간주한다”고 봤다.

헤자즈 철도는 튀르키예 공화국의 전신 오스만 제국이 1900년대 영토 내에 건설한 교통망이다. 당초 목표였던 이스탄불에서 메카로의 연장은 불발됐지만 다마스쿠스에서 메디나까지의 약 1300㎞ 구간이 완공돼 한동안 운영됐다.

최근 튀르키예는 현대판 헤자즈 철도로 유럽연합(EU) 가입국 불가리아 국경에서 시작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리아 다마스쿠스, 요르단 암만,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 메디나·메카를 지나 호르무즈 해협 입구의 항구도시인 오만 소하르까지 잇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4월 튀르키예, 시리아, 요르단 3개국 교통장관이 요르단의 옛 헤자즈 철도역사를 방문해 복원 사업을 논의했다. 이달 초에는 튀르키예와 사우디의 철도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뤄지기도 했다.

한편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관계는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급속도로 악화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하는 ‘팔레스타인 대의’를 옹호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원색적인 비난을 수차례 주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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