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재현?…웬디스 '밈' 편승 노렸지만 맥없이 무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6일, 오후 01:4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웬디스 주가를 개인투자자들이 단체로 끌어올리려 했지만 하루 만에 무산됐다. 입소문에 올라탄 ‘밈주식’ 열풍을 재현하려는 또다른 시도가 불발된 것으로,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확실한 재료를 좇는 개인들의 의외로 신중한 태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AFP)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6일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웬디스 주가가 장 초반 한때 15% 뛰었지만 이내 힘을 잃고 7% 하락 마감했다면서, 한때 밈주식 장세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밈주식은 실적 같은 본질적 가치보다 온라인 입소문에 따라 급등락하는 종목을 가리킨다.

웬디스를 밈 주식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지난 24일 미국 커뮤니티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 “늦기 전에 웬디스를 구하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 게시판은 2021년 개인투자자들이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주식을 집단 매수해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를 무너뜨린 이른바 ‘게임스톱 사태’를 촉발한 곳으로 유명하다.

웬디스 관련 게시글 작성자는 최근 5년간 70% 넘게 떨어진 주가 차트를 제시하며 매수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 글에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웬디스 주가는 24일 장중 40% 넘게 급등했고, 상장 시장인 나스닥은 과열을 식히기 위해 매매를 여러 차례 멈춰 세웠다.

주가 추락은 부진한 실적을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시장 예상을 기준으로 웬디스의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외식 업종을 담당하는 에버코어ISI의 데이비드 파머 애널리스트는 저소득층 소비가 위축되는 패스트푸드 업계 공통의 악재에 더해, 마케팅 부진과 가맹점 경영난 같은 웬디스만의 문제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지난달 외식 체인을 되살린 경험이 있는 새 최고경영자(CEO)를 앉혔지만 주가는 멈추지 않고 13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것에 베팅하는 공매도도 불어나 있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웬디스 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은 24일 기준 34%로 높았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값이 떨어지면 되사 갚아 차익을 남기는 거래인데, 반대로 주가가 급등하면 손실을 줄이려는 매수가 한꺼번에 몰려 주가를 더 밀어 올린다. 이를 ‘숏스퀴즈’라고 한다. 게시글 작성자는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간밤 흐름을 보면 노림수는 빗나갔다. 데이터 분석업체 오텍스(ORTEX) 창업자는 로이터에 지난 24일 급등 이후로도 공매도 세력이 다시 사들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주가가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래 사랑받았으나 쇠락한 웬디스는 ‘어린 시절 드나들던 게임 가게’라는 게임스톱의 향수 어린 이미지와 겹쳐, 본격적인 밈주식 장세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며 미국 언론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게임스톱 때는 개인들의 ‘공동 매수’가 몇 주간 이어지며 헤지펀드를 궁지로 몰아넣은 반면, 이번 웬디스 주가는 맥없이 주저앉았다.

전체 증시도 강세 일변도에서 미세한 변화 조짐을 보였다. 간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72포인트(0.1%) 오른 5만1920.62에 마감했지만, 장중 1.6%까지 올랐던 상승 폭을 크게 반납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그만큼 강했다는 신호다.

JP모건체이스는 개인투자자들이 옵션과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가 이달 초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과거 이런 흐름은 증시가 고점을 지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였다. “상승 시나리오대로라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말 1만에 이를 것”(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라는 기세 좋은 전망도 들리지만, 개인들은 의외로 차분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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