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농업계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농민들을 새로 단장한 로즈가든으로 초청했다. (사진=AFP)
미국과 이란은 최근 종전 협상에서 카타르에 묶여 있는 120억달러(약 18조5000억원)의 동결 자금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구상을 농민들 앞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이 자금은 본래 한국에 묶여 있다가 카타르로 옮겨진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이다. 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의 표심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곧바로 반발했다. 이란의 종전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엑스(X)에 “미국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쳤다. 그는 “우리가 거둬들이는 것은 미국이 수십년간 심어놓은 불신뿐”이라며 “미국이 수출하는 것은 유전자 변형(GMO) 콩과 지키지 않은 약속, 헛소리뿐”이라고 비꼬았다.
압돌나세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동결 해제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어떤 강제 조치도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그는 “가격과 품질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라면 미국산 제품을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여지는 남겼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농산물 구매 여부는 가격과 품질에 따라 결정될 뿐 미국이 정한 조건을 따르지 않는다”며 “이란 문명을 파괴하려던 전쟁의 목적이 이제는 미국 농민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꼬집었다.
미국은 중재국인 카타르를 통해 자금 사용처를 묶어두려 하지만, 이란이 용처에 제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구상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우리는 순수한 우위에서 협상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개방됐고,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는 데 100% 동의했으며, 유가와 물가도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농업 혁신을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농가의 신기술 접근 확대와 농업 생산성 제고, 바이오 연료를 통한 농가 수익 창출 등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그는 “여러분을 엄청나게 존경한다. 여러분이 미국을 세웠다”며 농업계 인사들을 거듭 치켜세웠다.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가 한창인 시점에 농가를 백악관으로 불러 미국 역사와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해온 비중을 부각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베네수엘라의 강진을 거론하며 미국의 지원 방침도 밝혔다. 그는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는 군사작전을 감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