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스크 지방 산세바스티안의 라 콘차 해변에서 구조요원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의 시어도어 키핑 연구원은 “올해 6월 폭염은 6월 기준이 아니라 연중 어느 때와 비교해도 역대 최악”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이 다른 어떤 달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으며 이런 기온이 이제 정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50년 전이라면 사실상 불가능했던 폭염”
WWA 분석에 따르면 서유럽의 6월 낮 최고기온 상승 속도는 지구 전체 온난화 속도의 3배, 밤 최고기온 상승 속도는 2배에 달한다. 6월이 서유럽에서 온도가 가장 빠르게 오르는 달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과거의 폭염과 이번 폭염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뚜렷하게 드러난다. 1976년 6월에 유사한 폭염이 발생했다면 이번보다 약 섭씨 3.5도 낮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산했다. 유럽에서 7만2000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2003년 여름조차도, 6월에 이번과 같은 극단적인 낮 최고기온 기록이 나올 확률은 올해의 10분의 1, 밤 최고기온 기록이 나올 확률은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반세기 전이었다면 이번 강도의 6월 폭염은 사실상 일어날 수 없었다는 결론이다.
WWA 공동저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이것은 기후변화 때문이며, 우리 인간이 초래했다”며 “엘니뇨는 원인이 아니며, 해결책은 있으나 충분히 빠르게 실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5일(현지시간) 유럽을 덮친 폭염 속에 독일 서부 쾰른에서 시민들이 폭염 대응 대책의 일환으로 설치된 물 분사 시설 주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AFP)
이번 폭염에서 특히 위험한 것은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최저기온이 섭씨 20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1주일 이상 지속됐고, 일부 밤에는 최저기온이 거의 섭씨 30도에 달하기도 했다. WWA는 열대야가 20년 전보다 100배 더 발생하기 쉬워졌다고 분석했다. 야간 고온은 낮 동안의 열 스트레스로부터 신체가 회복하는 것을 방해한다.
분석 대상인 유럽 30개국 854개 도시 가운데 45%가 습구흑구온도(wet-bulb globe temperature·WBGT) 기록을 경신했거나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WBGT는 기온과 습도·복사열 등을 종합해 신체의 체온조절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영국에서는 25일 6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새로 작성됐다. WWA는 이번 폭염의 건강 피해가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2022년 여름 유럽 폭염 당시 6만여명이 열 관련 원인으로 숨진 사례를 경고로 제시했다.
WWA에서 극한 기상을 연구하는 임페리얼칼리지의 클레어 반스 연구원은 “현재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온난화가 계속되면 기온 신기록 경신이 점점 더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대륙이다.
◇해결책은 있지만…감축 속도가 관건
WWA는 이번 폭염이 석탄·석유·가스 연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약 1.4도 상승한 결과라고 분석했다(세계기상기구 기준). 기후과학자들은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폭염을 더 빈번하고 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해왔다.
적십자적신월 기후센터의 카롤리나 페레이라 연구원은 “유럽 사람들의 열 위험 인식이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인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온에 맞게 설계되지 않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염이 ‘최악’이라는 공식 분석이 나온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유럽연합(EU)은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했으나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사이의 줄타기 속에 각국의 실제 감축 속도는 목표치를 밑도는 실정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스크 지방 산세바스티안의 라 콘차 해변이 올여름 첫 공식 폭염을 맞아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