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 920명으로 늘어…실종자 5만명 이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7일, 오전 08:5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베네수엘라에서 규모 7.2와 7.5의 연속 강진이 발생한 지 이틀째 사망자가 최소 920명으로 늘어나고 실종자는 5만 1000명을 넘어섰다. 주민들은 구조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실종자 생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너진 건물 잔해를 직접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티아 라 마르에서 주민들이 강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위의 콘크리트를 대형 망치로 부수며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티아 라 마르에서 주민들이 강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위의 콘크리트를 대형 망치로 부수며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날 정오 기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920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3300명을 넘어섰으며 지금까지 243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민간이 운영하는 온라인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는 5만 1000명 이상이 등록돼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실종자는 통신 두절로 연락이 끊긴 사례나 중복 신고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구호기관들은 지진 발생 후 48~72시간을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가족들은 망치와 전동 공구 등을 이용해 직접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며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피해가 집중된 북부 라과이라주 주민들은 “가장 큰 피해 지역에서 정부 구조대를 거의 보지 못했다”며 구조 장비와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정부는 대규모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생존자 구조를 위한 결정적인 시간”이라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라과이라를 군 통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추가 구조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지진으로 최대 676만 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00만 명은 수도 카라카스 주민이라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진원이 얕은 두 차례 강진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제적십자사의 미주 지역 책임자인 로이스 페이스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집이었던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생필품 약탈도 발생했다. 공항 인근 카티아 라 마르에서는 주민들이 화장지와 식료품을 가져가기 위해 상점으로 몰렸고, 빵과 생수를 배급하는 차량에도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군이 질서 유지에 나섰다. 구조 현장에서는 오토바이 행렬과 교통 체증으로 구조대가 생존자 소리를 듣기 어려운 상황도 반복됐다.

국제사회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과 멕시코,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스위스 등에서 온 국제 구조 인력 861명이 현장에서 활동 중이며 추가 구조대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도 전 세계 25개 수색·구조팀, 약 1000명의 긴급 구조 인력이 베네수엘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미국의 구조대와 구호 장비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군 병력과 중장비를 피해 지역으로 계속 투입하며 구조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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